원자력발전주가 첫 원전 수출로 주식시장 최대 테마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400억 달러 규모 원전 프로젝트를 따내자 증권가는 서둘러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원전주 두산중공업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4일까지 3거래일만에 무려 18.24% 급등했다. 역시 원전주로 꼽히는 현대건설(3.65%)ㆍ대우건설(2.43%)ㆍ대림산업(0.35%)ㆍ한국전력(2.02%)ㆍ한전KPS(4.72%)도 같은 기간 나란히 시세를 냈다.
가장 많이 뛴 두산중공업은 국내 업체 가운데 유일한 원전 주기기 공급업체로 해외 원전 수주 실적을 꾸준히 쌓아 왔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은 원전 시공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원전 사업을 총괄하는 한국전력과 원전 정비ㆍ보수 능력을 가진 한전KPS 또한 눈여겨 봐야 한다. 원전 보조기기를 만드는 업체로는 비에이치아이ㆍ티에스엠텍ㆍS&TCㆍ신텍ㆍ태광ㆍ성광벤드ㆍ하이록코리아가 있다.
증권가는 국내 업자력 업계가 원자로 기술과 시공 능력을 모두 갖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 사례를 찾기 어려운 강점이다. 미국과 유럽 업체는 시공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정부가 원전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서 "원자력 산업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대안이자 원가 대비 가장 경제성 있는 친환경 산업"이라며 "2015년으로 설정한 원전기술 자립화 목표를 몇 년 더 앞당기려 한다"고 밝혔다.
국가적 지원으로 원전주는 장기 호황을 누릴 공산이 커졌다. 김완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원전 기술 자립을 서두르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이런 기조가 흔들리지 않는 한 원전주는 내년 이후에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30년까지 세계 원전 산업 규모가 9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며 "이번 UAE 수주를 계기로 국내 업체가 세계 원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원전주 역시 옥석을 가릴 필요는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전주가 테마로 떠올라 주목받고 있지만 무분별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며 "같은 원전주로 불리더라도 실제 수익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종목마다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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