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첫 원자력발전소 조감도. 2017년까지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330km 떨어진 실라(sila) 지역에 건설될 예정이다. |
'한국형 원전'의 성공시대가 열리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원전) 종주국인 미국에 원자로 핵심 부품을 역수출한데 이어 400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에 성공한 곳이다.
1959년 원전에 첫 발을 내딘지 반 세기 만에 미국과 일본, 프랑스, 러시아 등 강대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세계 원전시장에서 한국형 원전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원전은 전 세계 31개국에서 436기가 운영 중이며 현재 총 발전비중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또 2030년까지 향후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430기의 원전이 새로 건설될 예정이다. 시장규모가 약 1200조원에 달한다는 엄청난 규모다.
안정성 등의 문제로 한동안 기피해왔던 원자력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청정에너지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각국이 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원전시장은 고성장을 구가하며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BRICc(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주도하고 있다.
100만kW규모의 원전 1기(가동률 80% 기준)를 지을 경우 석유로 환산하면 연간 1000만 배럴, 액화천연가스(LNG) 120만톤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020년까지 31기를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소형 원전 17기(출력 합계 378만kW)를 가동 중인 인도는 오는 2032년까지 50여기의 원전 건설을 계획중이다.
가동 중인 원전의 60% 이상이 노후화되면서 대규모 증설이 불가피해진 러시아도 17기를 새로 건설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원전 기피 국가인 영국도 최근 원전 10기 건설계획을 발표했고 이탈리아도 8~10기의 건설계획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석유생산국인 중동의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도 최근 전력사업자 회담을 열고 원전을 건설키로 의견을 모으는 등 대다수 대부분의 국가에서 원전 건설을 발표하거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 원전시장은 미국과 프랑스, 일본, 러시아, 캐나다 등 일부 대형사들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28%, 프랑스 아레바가 24%로 압도적이며 이어 GE(미국) 20%, AEP(러시아) 10%, AECL(캐나다) 5% 등이다.
정부는 이번 UAE 원전 수주가 처음이어서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5%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가장 주목할 만한 대상국은 요른단과 터키다. 요른단은 UAE와 동일한 중동국가이면서 한국과의 원자력 분야 협력이 활발하기 때문이다.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건설을 위한 입찰에서 최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수주규모는 2000억원으로 내년 3월 본계약을 쳬결할 예정이다.
터키도 진출가능성이 매우 높은 국가 가운데 하나다. 터키는 현재 아쿠유(Akkuyu) 지역 원전 외에 시노프(Sinop) 지역에 제2원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터키에서 기술력은 인정받았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최근 진출을 유보한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터키에서 입찰경험이 있는 만큼 언제든지 조건만 맞으면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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