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31일자로 단독 특별사면·복권키로 했다고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29일 밝혔다.
경제인에 대한 '원포인트' 특별사면이 이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8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전 삼성회장의 특별사면안을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켰다.
사면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전 회장 사면과 관련, "국가적 관점에서 사면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번째 도전에 나서는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반드시 유치하기 위해서는 이 전 회장의 IOC 위원으로서의 활동이 꼭 필요하다는 체육계 전반, 강원도민, 경제계의 강력한 청원이 있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은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에 IOC 총회가 개최되는데, 그 자리는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매우 중요한 기회"라며 "한달여밖에 남지 않은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사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현재 본인의 요청으로 IOC위원 자격이 정지돼 있는 이 전 회장이 사면되지 않을 경우 위원 자격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지만 자격이 정지된 위원이 사면을 받아 자격을 회복한 사례가 국내외적으로 있다며 이 전 회장도 IOC 위원 자격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가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유죄가 인정된 IOC 위원을 사면해 위원 자격을 회복했고, 국내에선 참여정부 시절 박용성 위원을 사면한 전례가 있다.
최 국장은 단독 사면과 관련, "특정인 한 명에 대한 단독 사면은 이제까지 8번의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경제인에 대한 단독 사면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회장은 지난 9월 벌금 1100억원을 완납했고, 유죄 판결에서 인정된 포탈세액 465억을 모두 납부했다"고 전했다.
이 전 회장은 배임과 조세포탈 등 혐의로 지난 8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이에 앞서 그는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08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스스로 IOC 위원 자격정지를 요청해 현재 자격이 정지돼있는 상태다.
아주경제=김준성 기자 fres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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