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림과 숙취, 서민들의 값싼 술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떨치고 건강과 미용에 좋은 전통주로 새롭게 조명받은 올해, 막걸리는 시장에서 그야말로 상한가를 쳤다.
올 송년회 역시 막걸리가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소주, 위스키 등은 예년보다 선호도에서 다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송년회 시즌이 본격화된 이달 초부터 지난 24일까지 이마트의 막걸리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무려 632.7%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맥주는 0.5% 증가에 그쳤다.
반면 소주 매출은 작년대비 2.6% 감소했고, 위스키 매출은 4.8%나 줄었다.
가정용 주류를 판매하는 이마트의 이 같은 주류매출 실적은 실제 주류업체들의 출고실적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특히 막걸리 업체들은 올해 송년회를 맞아 유례없는 호황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막걸리 등 전통주 제조업체인 국순당은 지난해 12월 3만5000병의 막걸리를 판매하는 데 그쳤으나 올해 12월에는 작년 대비 무려 100배나 많은 350만 병을 판매했다.
반면 소주업체들은 12월 들어 소주 판매량이 작년 동기대비 8%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위스키 업체들도 올해 전체 위스키 시장이 0.5%가량 감소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주업계는 “지난해 12월에는 소주 가격 인상을 앞두고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도매상들에 의해 가수요가 발생해 실제 판매량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었다”면서 “이 같은 가수요가 없었던 올해 12월 소주 판매량이 작년보다 수치상으로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위스키업체들은 위스키 시장이 다소 위축되고 있지만 17년산 이상의 프리미엄급 위스키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싱글몰트위스키 시장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관세청이 발표한 주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주류 수출은 2억1800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4.1% 증가했지만 수입은 4억4894만 달러로 25.2% 감소했다. 주류 수입이 감소한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막걸리는 올해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내 수출효자 품목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2003년 122만6000달러였던 수출은 2008년 442만2000달러로 연평균 29.2% 성장한 데 이어 올해에도 11월까지 508만 달러로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
2003년 4개국이었던 막걸리 수출대상국은 2008년 18개국으로 다변화됐지만, 국가별로는 대(對) 일본 수출이 최근 5년간 전체 수출 규모의 90%를 상회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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