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도 내년부터 휴대전화 이용자처럼 더 나은 서비스를 찾아 펀드 판매사를 바꿀 수 있다. 코스피200옵션 야간 거래가 허용되고 기업인수목적회사도(SPAC)도 첫 상장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상품 세제 혜택은 공모펀드와 연기금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 혜택이 사라져 전반적으로 줄어든다.
△펀드 판매사 이동제 도입=펀드 판매사인 증권사와 은행, 보험사를 통해 특정 펀드에 가입한 기존 투자자도 중간에 서비스 불만을 이유로 같은 펀드를 판매하는 다른 판매사로 갈아탈 수 있는 펀드 판매사 이동제가 실시된다. 지금까진 판매사를 옮기려면 기존 펀드를 환매하고 새 판매사에 판매수수료를 다시 내야 했다. 앞으로는 환매 절차와 추가 비용 없이 판매사 이동이 가능해진다.
△금융투자상품 조세제도 변경=공모펀드와 연기금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와 해외펀드 소득세 비과세, 장기주식형ㆍ장기회사채형펀드에 대한 세제지원이 일몰 종료된다. 국회에 계류된 세제 관련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증권과 선물ㆍ옵션에 대한 거래세도 순차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펀드 잔고 통보 의무화=내년 4월부터 펀드 판매사는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펀드 잔고를 통보해야 한다. 지금까진 펀드 규모가 중요한 투자지표임에도 대고객 통지 내역에 반영되지 않았다.
△금융투자 전문인력 자격제도 간소화=펀드 투자를 권유할 때 취득해야 했던 증권펀드투자상담사와 파생상품펀드투자상담사, 부동산펀드투자상담사 자격시험이 펀드투자상담사 하나로 통합한다. 금융투자 전문인력 자격시험 종류도 11개에서 6개로 줄어든다. 일임투자자산운용사와 집합투자자산운용사 시험이 투자자산운용사로 단일화되고 투자상담관리사 시험은 폐지된다. 투자자문상담사와 전문투자자상담사 자격은 펀드나 증권, 파생상품 투자상담사 자격으로 일원화한다. 부동산투자자산운용사 자격과 사회기반시설투자자산운용사 자격 역시 투자자산운용사로 합친다.
△코스피200옵션 24시간 거래=코스피200선물에 이어 코스피200옵션도 내년 말부터 야간 해외시장 연계 방식으로 24시간 거래체제를 갖춘다. 한국거래소는 독일과 스위스 합작 파생상품거래소인 유럽선물거래소(EUREX)와 코스피200옵션을 대상으로 연계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기준으로 오후 5시부터 12시간 동안 유렉스에 코스피200옵션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1일짜리 선물을 상장ㆍ거래하고 미결제 포지션 결제는 한국거래소에서 이행한다.
△SPAC 주식시장 상장=내년부터 주식시장에 상장한 SPAC이 등장한다. SPAC은 기업공개(IPO)로 M&A 자금을 모아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뒤 3년 내 다른 기업을 합병해 투자수익을 챙긴다. 현재 증권업계는 잇따라 SPAC을 세우고 자금 모집과 상장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채권거래 전용시스템ㆍ채권몰 구축=사설 메신저로 이뤄졌던 장외 채권거래 수단을 대체할 채권거래 전용시스템이 금융투자협회에 구축된다. 기관투자자는 국내 채권거래 가운데 80% 이상을 차지하는 장외 채권을 메신저로 거래해 왔다. 이 탓에 거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매매 당사자 탐색, 협상, 매매의사 확정 기능을 가진 전용 거래 시스템이 도입되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채권판매정보시스템(채권몰)도 만들어진다. 채권몰은 증권사별로 판매하는 채권 종류와 잔존만기, 신용등급, 표면금리, 수익률 정보를 제공한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박차 = IFRS가 2011년부터 의무 도입된다. IFRS 도입 기업은 2011년에 전년도 대비 비교공시를 위해 2010년 재무제표를 IFRS 기준에 따라 내부적으로 미리 만들어 놓아야 한다. 제도 도입이 임박해 기업도 관련 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헤지펀드 탄생 전망=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헤지펀드를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르면 내년부터 헤지펀드가 탄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행령 개정안은 투자판단과 위험부담 능력을 갖춘 적격투자가(은행ㆍ증권ㆍ금융공기업)가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자본시장법에서 이미 특례조항으로 허용한 헤지펀드 설립 규정을 구체화한 것으로 차입 한도와 채무보증 한도는 각각 펀드 자산 300%와 50% 이내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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