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이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단독으로 소집, 예산부수법안 처리 강행을 시도했다. 민주당은 이를 저지하면서 물리적인 충돌까지 벌어졌다.
한나라당 소속 법사위원 8명은 이날 예산부수법안 상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오후 8시40분쯤 정회 중이던 법사위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속개해 국세기본법 등 예산부수법안 20건을 일괄 상정하려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소속 유선호 법사위 위원장의 예산부수법안 상정 거부를 '사회권 거부'로 간주해 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사회권 행사를 시도하기 위해 법사위원장석에 착석, 예산부수법안 상정을 선언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지원, 우윤근, 이춘석 의원 등이 곧바로 입장해 거칠게 항의했고, 여야간 몸싸움 등의 충돌이 빚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장이 들어오고 있는데 왜 이러냐"라며 장 의원을 강제로 내려오도록 했고,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원장의 회의 거부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가로막았다.
민주당 간사인 우윤근 의원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 할 때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보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지난 2006년 당시 법사위원장였던 안상수 원내대표가 당시 여당의 표결처리를 반대하며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에 따른 인사청문 요창안 상정을 끝까지 거부했던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안 원내대표는 사학법 개정안 반대 투쟁의 일환으로 회의 진행을 거부 법사위 진행을 지연해 '병목 상임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여야간 실랑이 끝에 위원장석에 앉았고, 물리적 충돌사태가 일단락됐다.
유 위원장은 "제가 없던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동안 일어났던 모든 일은 무효임을 정식 선언한다"고 했으나, 한나라당은 "왜 무효냐", "나라 살림이 거덜나면 책임질 것이냐"며 반발했다.
앞서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등 3개 예산부수법안을 처리했으나 민주당은 나머지 예산부수법안을 예산안과 연계하기로 정해 처리되지 않았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법사위는 재량 범위를 벗어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법사위원장과 법사위원은 오늘밤 12시까지 예산부수법안을 비롯해 주요 법안을 심사 처리해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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