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일 새벽 제4차 본회의를 열어 직권상정된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 첫 안건이었던 노동관계법 개정안은 법안 마련 과정에서 노사정이 겪었던 진통 못지않게 통과 과정에서도 논란의 연속이었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과 한나라당 이두아 의원의 토론까지는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세번째 토론자로 나선 민주당 김상희 의원 때부터 분위기가 `가열'됐다. 김 의원은 "국회의장 무당이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죽이고 있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청와대 소사다. 경비실에 취직하세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이 이어 "당신들은 청와대 용역 깡패"라고 언급할 때에는 의장석 주변을 지키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자리에서 큰 소리로 오열하기도 했다.
민노당 권영길 의원의 토론 때에 잠시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올라오자 또다시 달아올랐다.
홍 의원은 김 의장을 향해 "대한민국 국회의장이 사기꾼이 돼버렸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뒤 연단에서 내려오면서도 "부끄러운줄 알아"라며 삿대질을 했고, 이에 김 의장도 지지 않고 "당신, 후회할 말 하지 마라"며 받아쳐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이 때 한나라당 일부 의원이 홍 의원을 밀치자 민주당 최재성, 이찬열 의원 등이 단상으로 뛰어와 한나라당 의원들과 멱살잡이를 펼치며 자칫 대규모 충돌 사태까지 갈 뻔 했다.
김 의장은 분이 덜 풀린 듯 "홍 의원이 참을 수 없는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 홍 의원의 자식이나 손자가 몇 십년후 회의록을 보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민노당 이정희 의원이 울먹이면서 노동관계법 수정안의 부당성을 역설한 뒤 김 의장이 토론 종결을 선언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퇴장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이종걸 의원이 "김형오씨, 똑바로 하세요"라고 소리치자, 김 의장도 "교과위 위원장 맞느냐, 이종걸씨"라고 맞받아쳐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다행히 민주당 의원들이 바로 퇴장해 본격적인 몸싸움 등 불상사는 없었지만,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벽에 연출된 볼썽사나운 모습이었다.
한편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을 표결처리해 법사위로 넘겼던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이 입원을 이유로 본회의장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새해 벽두라는 점을 감안, 적극적인 법안 저지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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