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과 토지 매매시장을 비교적 맑음으로 신규 주택 분양시장과 상가시장은 흐림으로 예측했다. 또 주택전세시장은 재개발 이주 수요의 증가로 인한 입주물량 부족으로 올해도 역시 불안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 새해를 맞아 부동산 전문가에게 분야별 시장 전망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응답자 10명 전원이 올해 주택 매매가는 작년에 비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3~4% 오를 것이라는 응답자가 5명, 4~5% 2명 등 7명이 3% 이상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매매값 상승 이유로는 실물경기 회복이 8명(이하 복수응답포함)으로 가장 많았고 수급불균형(공급부족) 때문이라는 응답도 7명이었다. 6월 지방선거(4명)와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 증가에 따른 신규 매수(3명), 전세값 상승에 따른 매매가 상승(3명)이라는 응답도 많았다. 이밖에 유동성 효과 지속, 토지보상비 유입 때문이라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고 유동성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국지적인 공급 부족에 의한 수급불균형으로 상승 변수가 하락변수 보다 많아 보인다"며 "올해 매매시장은 3~4%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은 "금리인상 등의 출구전략과 저가 메리트, 학습효과는 많이 없어졌다. '더블 딥' 같은 문제가 없으면 제한적이지만 수급불안과 전세시장 불안 영향으로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특히 지방선거와 지자치단체 통합, 그린벨트 해제, 대심도, 한강르네상스 등의 국지적 상승 요인이 많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전세시장(특히 서울지역)은 올해도 역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자 전원이 3% 이상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5%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응답자도 절반에 달했다.
전세값 상승 이유로는 재개발 이주 수요 증가(6명) 때문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입주(공급)물량 감소, 소형주택 멸실 증가, 강남 대체지 물량 감소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내년 수도권 입주 예정물량이 17만4617가구로 2000~2008년 평균 입주물량 17만831가구보다 오히려 많아 입주물량만 보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하지만 뉴타운 등 재개발 이주수요가 본격화되면 이사철마다 전세난이 주기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대형 보다 소형주택의 불안 요소가 더 많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 김포, 남양주, 파주나 인천 영종 등 수도권 주요 택지개발지구(신도시) 분양시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원 광교나 남양주 별내 등 인기가 검증된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연말 단기간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진데다 지구(신도시)별로 약 5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물량이 분양 예정이어서 일시적 과잉공급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청약결과도 지역별로 온도차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같은 지역내에서도 교통여건 등 핵심블록 위주로, 대형에 비해 중소형이 비교적 순항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도 수도권 상당수 택지지구(신도시)가 입지와 분양가 메리트가 떨어져 올해 분양시장에서도 청약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특히 인천 영종지구 분양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토지시장은 올해 비교적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자 가운데 1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물경기 회복과 보금자리주택 건설, 지방선거, 토지보상금 유입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함영진 실장은 "보금자리주택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이에 따른 토지보상금과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다시 유입되고 3호선 연장선 등 신규 교통망 확충 등의 개발 재료가 토지 시장을 강세로 이끌 것"이라며 "특히 이런 재료들이 밀집된 경기권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상가시장은 상대적으로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5명이었고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명에 불과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실물경제 및 가계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상가시장이 쉽게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도심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가 공급량이 늘고 있어 상가시장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박합수 팀장은 "정기적인 임대수입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상가는 토지보상금 등의 유동성 효과가 상가 집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상가빌딩 등은 양도세 예정납부신고세액공제 폐지로 세금이 매매가에 전가돼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일부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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