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1년만에 조기 회복..한국경제 저력 세계서 인정
국제금융질서 주도권 확보..선진국 개도국 가교역할 주목
G20 성공 개최로 국격 제고...선진경제 진입, 국제적 리더십 강화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 개최는 단순히 큰 국제회의 하나를 유치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국제공조를 이끌고, 위기 이후 형성될 새로운 국제질서의 중심에 서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은 신흥국 중 최초로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영예를 안아 외교사적 쾌거는 물론 국격 (國格) 제고의 기회로도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본지는 G20 정상회의 개최가 국제사회에서 갖는 의미를 짚고 G20 정상회의 의장국 노릇을 다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와 나아갈 방향을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오는 11월 G20 정상들이 세계의 현안과 미래 비전을 논하기 위해 대거 한국을 찾는다.
한국은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역할 속에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특히 이번 회의는 한국이 글로벌 이슈들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높일 절호의 기회라는 평가다.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올해는 G20 정상회의와 기업인 회의를 포함한 크고 작은 부수 회의가 한국에서 열린다"며 "이는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는 매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 경제를 빨리 회복시킴과 동시에 최빈국을 지원하고, 신흥국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국제이벤트 개최가 우리나라의 위상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던 만큼 '경제 올림픽'으로 불리는 G20 정상회의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국이 올해 G20 개최지로 선정된 데에는 금융위기 1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로 접어든 한국 경제의 저력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G20 정상회의 개최국이 된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더 이상 국제 논의의 주변부에서 벗어나 경제협력 논의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G20 정상회의를 주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제사회의 리더임을 상징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위기 이후 성장 방안과 국제금융기구 개혁문제, 금융시장 규제 강화 등을 G20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이는 곧 국제금융질서 결정권이 한국에게도 있다는 것이고 이를 세계가 무시할 수 없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가 세계경제를 명실상부하게 선도하는 모임으로 자리를 굳혀가는 전환의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신흥국으로는 최초로 개최하게 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경제·무역 규모 등에 비춰볼 때 우리가 지니고 있는 균형된 대표성과 세계경제 권력의 아시아 이동 추세에 부합한다는 사실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일이다.
G20 정상회의를 유치했다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어떻게 하면 이 기회를 명실상부한 선진경제로의 진입과 국제적 리더십의 강화로 연결시킬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특히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신흥국으로는 처음으로 개최하는 정상회의인 만큼 그 의미를 최대한 살려내는 모범이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 혼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성원은 물론 적극적인 참여도 필수적이다.
우선 우리나라의 국격을 선진국으로 한 차원 높이려면 각계각층의 역량을 결집해야 하며 선진화된 의식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법, 윤리, 정치문화, 시민의식,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전반적 수준을 높이려는 국민들의 자발적 노력이 수반돼야만 G20 정상회의를 통한 국격 제고를 이룰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G20 성공 개최를 통해 선진국과 신흥국 간 가교 역할을 하며 조정능력을 발휘하는 절호의 기회이자 국제 공조체제에 이바지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윤덕룡 박사는 "우리나라는 올해 G20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주최국까지 겸하게 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중심적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합의 도출을 위해 활발한 사전협의와 조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등 성숙한 외교적 역량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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