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호그룹 사태 여파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1-06 07:5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금호그룹의 구조조정으로 연초 재계는 물론 금융권이 술렁이는 가운데 은행권에 미칠 여파는 제한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이미 금호 계열사의 워크아웃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실적에 미칠 영향도 예상보다 크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4일 은행권과 증권가에 따르면 금호그룹과 관련된 주요 은행들의 손실은 자기자본 대비 1% 미만이 될 전망이다.

전재권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호그룹과 관련된 은행들의 손실을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면서 "대다수 은행들의 손실이 자기자본 대비 1% 미만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전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의 손실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보유 유가증권 관련 평가와 매각이익으로 충분히 보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시기가 예상보다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채권단의 출자전환은 충분히 예견됐다는 점도 금호 사태의 영향이 크지 않은 배경이라는 평가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 지분 매각과 그에 따른 금호산업의 자본잠식, 채권단의 출자전환 수순이 불가피했다"면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추진은 그룹 전반으로의 위기 확산이라기보다 유동성 위기의 수습 과정"이라고 말했다.

금호 리스크의 현실화는 오히려 불확실성의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은행의 직접 신용공여 규모가 제한적인데다 일차적인 손실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워크아웃 대상이 2개 계열사에 제한되고 올해 금호산업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의 영업활동이 개선될 전망이라는 사실도 채권단의 손실을 수반하는 광범위한 구조조정의 가능성을 제한시키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올해 은행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주채무계열 기업의 구조조정 지연과 조선, 해운 부문의 잠재신용위험의 현실화"라면서 "막대한 부채에 시달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된 만큼 추가적인 위험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권의 금호 관련 추가 손실액은 51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충당금 추가 적립 소요액 1950억원과 대우건설 풋백옵션 관련 예상 손실액 3200억원을 가정한 것이다.

은행별로는 지난 4분기 기준 우리금융이 1900억원, KB금융 1000억원, 하나금융과 기업은행이 각각 6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 애널리스트는 "만약 워크아웃이 금호그룹 전 계열사로 확대된다면 충당금 추가 적립 소요액은 6200억원에 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금호그룹 사태가 은행권에 미칠 영향은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 금호그룹 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호그룹과 관련해 처리 방향과 논의 결과가 발표됐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2월말에 확정될 예정"이라면서 "금호산업과 대우건설이 지급보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처리 방안과 풋백옵션 처리 문제 등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