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의 국제금융 허브(HUB) 프로젝트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잇따른 투자자 유치실패로 사업 추진이 장기 무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올해 상반기에 다시 국제 공모에 나서기로 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당초 청라지구 국제금융허브 프로젝트의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는 세계무역센터협회(WTCA)를 주간사로 한 WTC청라컨소시엄이 2015년까지 5조7000억 원을 들여 국제업무·금융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여파로 WTC청라컨소시엄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이에 따라 토지주택공사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거쳐 설명회를 여는 등 새로운 투자자 모집에 나섰지만 건설사와 금융기관, 외국인 기업 등의 관심도가 낮아 공모 절차에 들어가지 못하며 표류하고 있다.
공사는 청라지구 국제금융허브 조성사업을 다시 추진키 위해 올해 상반기 안에 국제 공모를 통한 사업자 모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전문기관을 통해 마케팅 투자유치 전략을 세워 국제금융허브 프로젝트에 대한 해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공사는 개발사업과 투자유치 능력이 있는 외국인 투자기업이나 외국법인 또는 외국법인이 포함된 컨소시엄으로 응모 자격을 좁힌다는 구상이다. 응모 업체 가운데 외국금융기관 유치, 해외 투자 유치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청라지구에 국제금융·비즈니스 중심지를 조성키 위해 추진하는 이 사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원하는 금융 중심지로 지난해 초 서울 여의도가 결정된 데다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단지에 아시아금융허브 조성계획을 발표, 이들 지역과의 금융 기관 유치 경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른 국제 투자시장 위축으로 부득이 하게 공모 시기를 올해 상반기로 늦췄다”며 “사업 환경의 추이를 살펴가며 공모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라지구 국제금융허브는 국제업무타운 인근 중심업무·상업지역 51만5000㎡를 개발해 해외 금융기관 등이 입주하는 국제금융·비즈니스 중심지로 키운다는 청사진이 그려져 있다.
아주경제= 한경일 기자 wow@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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