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급변하는 사업환경 속에서 민첩하고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기존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하고 회사 체질에 대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김종인 대림산업 사장)
"공정혁신, 원가혁신, 일하는 방식 혁신, 기업문화 혁신 등 4대 혁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이를 기반으로 근본적인 이익 향상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자."(허명수 GS건설 사장)
경인년 새해를 여는 신년사에 담긴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짧은 어록이다. 한결 같이 변화(變化)와 혁신(革新)을 강조하고 있다. 아마도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싶었던 것 같다.
변화가 필요하고 또 변해야 하고 바꿔야 한다는 얘기는 귀가 아프도록 듣는 얘기이다. 그래서 성장과 발전을 핑계로 피고용자(또는 조직의 아랫사람들)에게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하는 전형적인 '말의 잔치'라고 혹평하는 부류도 있다.
어쨋든 경인년 새해 특히 건설업계에 '변화'라는 단어가 유독 많이 들리고 보이는 것일까. 역설적으로 그 만큼 이곳 저곳에서 변화의 필요성이 많다는 것은 아닐까.
변화는 소프트웨어(문화나 자세 등)적인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드웨어(정책이나 제도)의 변화도 매우 중요하다. 새해 벽두 '변화'라는 단어를 들먹이는 것도 소프트웨어 보다는 하드웨어측면에서의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아직도 구태적인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가계약법과 관련 법률등. 시장보다 정치논리에 의해 1년째 잠자고 있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수도권 확산을 막기 위해 산업화시대에 만들어 놓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가지고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제 입맛대로 재단하는 탁상 행정 등...
또 변화는 정적인 것이 아니라 아니라 영속성을 가진 생물체다. 우리가 자주 쓰는 용어 트렌드(Trend:추세,흐름)도 결국 변화의 연속성에 불과하다. 트렌드에 맞춰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논리다. 건설업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변화(트렌드)를 읽고 느끼고 감지하고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은 커녕 궁극적으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미국ㆍ유럽에서 중국ㆍ동아시아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 경제축. 기후변화 대응체제와 건설현장에 주어진 과제. 세계적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기술력과 인재. 기업의 본래의 목적인 수익성 창출을 위한 원가절감 등. 변화는 상상 이상의 거대한 변화에서부터 바로 이웃해 있으면서도 익숙한 것까지 다양하게 다가오고 있다.
2010년은 각자의 위치에서 스스로 변화하는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서 신년사 중에서도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의 얘기가 귓가에 맴돈다.
"변화를 부정하거나 구태의연한 자세로 임하는 기업에게 내일의 발전과 성장은 있을 수 없다. IMF 위기극복과정에서 보여준 업계 최고의 수익력, 인재집단, 시공능력평가 1위 등의 성공에 자만하여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과 학습노력이 부족했던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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