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제배 불리기' 급급...中企대출 증가 4년래 최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1-06 17:4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은행들이 수익을 내기 쉬운 주택담보대출은 늘리면서 중소기업 대출에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등 '제배 불리기'에만 급급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은행권의 대출채권 양도분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6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말에 비해 35조원 늘어난 것은 물론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매달렸던 3년 전에 비해서도 5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보험과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을 포함한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조4000억원 늘어난 8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전체 주택담보대출은 351조2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3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폭은 사상 최대치다.

분기별로는 1분기 8조3000억원 늘어난 뒤 2분기 12조원, 3분기 13조3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감독당국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하면서 4분기에는 9조8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급증에도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말 은행권 중기대출 잔액은 44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에 비하면 21조1000억원 늘어났다.

12월 들어 은행의 부실채권 상각 및 매각과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의 일시 부채상환이 늘어나면서 중기대출 잔액은 7조2000억원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로서 은행들의 중기대출 증가폭은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 기록했다.

은행들이 지난해 고금리 특판예금에 주력하면서 6개 은행의 총수신은 지난해 말 737조9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 이상 증가했지만 원화대출 증 기업대출은 343조6000억원으로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영업을 펼치면서 무담보로 신용등급에 기반하는 기업대출 영업은 자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보증제도 개선책을 내놓는 등 벤처기업 등 중소기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은행은 여전히 몸사리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도건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라는 금융당국의 압력 등 현행 감독체제에서 은행들이 중기대출에 소극적인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그러나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을 자제하고 중기 지원에 나서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올 1분기에도 은행의 중기대출이 증가하기는커녕 감소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6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은행권 중기대출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