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삼성생명 효과'로 장외 주식 급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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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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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의 장외거래 주가가 상장과 고배당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올해 고배당이 있을 수는 있지만 당장 현대카드가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6일 카드업계와 장외주식시장에 따르면 현대카드 장외거래 주식은 장외거래업체 프리스닥 기준으로 지난 15 거래일 사이에 1만4550원에서 1만8100원(6일 현재)까지 24.3%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급등세를 '삼성생명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정인식 프리스닥 대표는 "삼성생명의 상장 소식 이후 투자자들이 상장 메리트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주식을 찾다보니 현대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지난 연말 집중적으로 매수세가 몰린 것은 고배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현대카드가 올해 고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에 금융위기로 배당을 하지 않은 데다 올해 이익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카드의 상장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전망이다.

우선 현대카드 상장을 위해서는 지분의 43%를 보유하고 있는 GE캐피탈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것이 첫 번째 난관으로 꼽힌다. 정작 GE캐피탈은 경영권 행사에 어려움을 가져올 상장을 반기지 않고 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전환사채(CB) 문제로 과거에 상장을 검토했지만 GE캐피탈이 이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2003년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작년 1월 만기 도래일 전까지 상장을 했다면 계약 조건에 따라 500억원 가량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며 "삼성카드도 7000억원 가량의 전환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했고 이때 현대카드도 함께 상장을 검토했지만 GE캐피탈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5년 GE캐피탈이 사들인 2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만기가 올 10월 말이기 때문에 GE캐피탈이 이 자금을 재투자하느냐 회수하느냐에 따라 상장 문제가 다시 이슈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후계 구도도 현대카드 상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주요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카드ㆍ캐피탈ㆍ커머셜 세 금융사를 둘째 딸인 정명이씨와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에게 물려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대카드의 최대 주주는 현대자동차로 기아차 등의 지분을 합해 현대카드 지분의 54%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구조에서 상장을 한다면 현대카드는 현대차그룹의 후계자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승계된다.

따라서 현대카드를 정태영 사장 부부에게 승계시키기 위해서 정태영 사장 부부가 현 30% 수준인 현대커머셜의 지분을 더 늘리고 현대커머셜이 현재 5% 수준인 현대카드 지분을 더 확대해 현대카드에 대한 확고한 지배권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시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장 문제는 결국 정몽구 회장의 의중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상장을 하게 되면 오너가 정의선 부회장이 되고 정태영 사장은 최고경영자의 위치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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