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경기침체 덕분에 중국이 독일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글로벌무역정보서비스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1~10월 중국의 수출액은 9570억 달러로 9170억 달러에 그친 독일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11~12월 집계가 포함돼도 순위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수출 규모는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20%가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엔 금융위기 여파로 전 세계 무역이 침체된 가운데 1~10월 중국의 수출 규모도 20.4% 줄었다. 그러나 독일(27.37%)이나 일본(31.09%)에 비해 감소폭이 작아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약세행진하고 있는 미국 달러화에 연동돼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중국의 수출품이 경기를 잘 타지 않는 저가 필수품이라는 점도 수출 실적을 높이는 데 큰 몫했다.
반면 독일은 기계류와 자본재 집약형 수출구조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수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더글러스 어윈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는 "중국의 수출은 모든 차원에서 독일에 비해 훨씬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2007년 경제규모로 독일을 압도하며 세계 3위권으로 올라섰고 조만간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어깨를 겨룰 것으로 전망된다.
WSJ는 그러나 수출 규모가 커진 것이 경제적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지나치게 수출에 집중할 경우 내수시장과 지역경제를 소홀히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국 수출업체들이 대규모 수출물량에 비해 거둬들이는 수익이 적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한편, 지난 10년간 전 세계 무역 순위는 심한 변동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까지 세계 최대 수출국이었던 미국은 2003년 독일에 1위 자리를 내줬다. 1997년 10위에 그쳤던 중국은 2003년 일본과 프랑스에 이어 5위를 차지했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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