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 루머 루머…루머에 우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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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0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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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투자자들에겐 이미 격언처럼 굳어진 투자 상식이지만 이를 지켜내는 이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일반 투자자가 소문을 뉴스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접하기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소문이 루머로 확인되면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 대우차판매 '워크아웃 신청' 풍문에 하한가 직행

마치 사실인 듯 했던 소문이 단순한 루머에 끝난 사례가 또 한번 발생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증권가에선 대우차판매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이는 대우차판매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 답변에 "사실 무근"이라고 답하면서 결국 루머인 것으로 판명났다.

하지만 이미 하한가로 직행한 대우차판매는 사실 무근이란 해명에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 투자자 울리는 루머…김정일 사망설에 전기차 우회상장설까지

루머는 지난해 12월에도 기승을 부리며 시장을 교란했다.

대표적 사례가 김정일 사망설이다. 작년 12월 1일 코스피는 장중 20포인트가 한꺼번에 빠졌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인근 도로상에서 피습당했다는 루머가 삽시간에 퍼졌기 때문이다.

이 루머는 김정일 피습설 들은 바 없다는 정부의 공식 발표 후에야 겨우 무마됐다.

또 녹색 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전기차 업체 우회상장설도 사실로 둔갑해 시장을 어지럽혔다. 

골프장 카트 생산 전기차업체 CT&T는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우회상장' 루머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우회상장설이 처음 불거진 작년 10월 우회상장 대상 기업 제이튠엔터 주가는 한달 간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를 겪어야 했다.

CT&T가 공시를 통해 '협의한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일단락 됐지만 최근에는 선우중공업이 CT&T 해외 판권을 보유한 업체를 인수하면서 또 다시 우회상장 가능성이 제기됐다.

선우중공업도 "현재 진행중이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부인했으나 이번에는 전기차 인버터 국산화 과제를 수행중인 지앤디윈텍이 CT&T 우회상장설에 휘말리며 최근까지 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 각종 루머에도 금융당국 '속수무책'

다행히 금융위기 이후 증시가 안정되면서 루머는 소폭이나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현재 연초 이후 한해동안 풍문 및 보도 조회공시는 전년 같은 기간 256건에 비해 10.9% 줄어든 209건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루머에 발빠른 대응을 못하고 있어 언제든지 루머로 인한 피해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세조종에 관한 조사가 통상 3개월에서 6개월이나 걸려 초 단위로 시세를 조종하는 세력이 적발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루머 유포의 도구인 사설 메신저에 대한 수사권조차 없다.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총괄팀 관계자도 "실제 루머가 발생하면 불공정 거래와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 인과관계가 있어야 조사에 착수한다"며 "루머를 유포한 사람을 찾는 게 제일 중요한데 금감원 권한으론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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