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포화상태에 빠진 국내 시장을 벗어나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 보험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중국 손해보험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당국이 외국계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판매에 제약을 두고 있는 만큼 단기 실적에 집착하지 말고 장기 계획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 내로 중국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는 우선 상하이 지역에서 교민과 주재원들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 영업을 시작하고 향후 영업 범위를 중국 현지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은 정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시장 잠재력이 엄청난 중국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자동차보험 영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11월 말 현재 1226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4% 급증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판매량(138만대)의 10배에 달하는 자동차가 판매됐다.
중국 손해보험 시장 매출의 50% 이상이 자동차보험 실적이다. 외국계 손보사들이 중국 자동차보험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다.
삼성화재에 앞서 현대해상화재는 지난해 5월부터 외국계 손보사 최초로 중국 베이징에서 자동차보험 영업을 시작했다. 중국 2위 손보사인 핑안보험의 보상서비스망을 이용할 수 있게 돼 보상서비스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했다.
LIG손해보험은 중국 장쑤성 난징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베이징과 상하이가 아닌 장쑤성에 법인을 세운 것은 이 지역이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LIG손보는 일단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을 상대로 기업보험 영업에 주력하고 장기적으로 현지인을 겨냥한 개인보험, 자동차보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저마다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며 중국으로 건너가고 있지만 단기간 내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중국 금융당국이 외국계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을 불허하고 있어 정작 규모가 큰 현지인 시장은 접근이 어렵다.
실제로 외국계 업체의 중국 보험시장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자동차보험 영업을 한다고 해도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 게 고작일 것"이라며 "자동차보험은 상품 특성상 넓은 지점망이 필요한데 단독법인으로 지점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성급하게 단기 실적을 추구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중국의 보험제도 변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최이섭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손보사가 중국에서 자동차보험 영업을 하려면 현지 보험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수 밖에 없다"며 "중국 금융당국이 외국계 금융기관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포석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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