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 예술의전당 사무처장 |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에게는 과거 산업혁명만큼이나 큰 사건이다. 19세기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윤택한 삶을 제공했고, 문명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근간으로 한 발전은 환경오염, 지역분쟁, 대량살상 등 부작용도 가져왔다. 결국 인류는 파괴 속에 이룩한 문명에 대해 반성해야 했다.
그에 대한 자각은 ISO2006과 같은 기준에서도 명시하듯이 경영 투명성, 인권존중, 환경보호, 국제행동규범 존중, 윤리적 행동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자는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월마트의 지속가능지수 제도 도입은 이러한 움직임의 대표적 사례다. 월마트는 6000개가 넘는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에너지·기후·생산성·천연자원 등의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윤리경영, 탄소배출, 자원 활용 문제 등 다양한 기준으로 제품 공급업체를 평가·선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는 앞으로 월마트에 제품을 납품하려면 품질은 물론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윤리경영, 공정경영 등을 실천해 월마트가 정하는 기준에 부합하고 환경보호에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뜻이다.
더불어 월마트의 정책이 기존 최저가 정책에서 인류의 생존과 관련된 보다 다양한 분야로 확대·변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은 새로운 경영 화두로 많은 기업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제품 품질에만 신경 쓰는 기업보다는 기업의 경영활동과 생산 공정이 소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기업이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아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러한 지속가능경영 개념은 문화·예술의 궁극적인 목표와도 일치한다. 그 이유는 지속가능 경영과 문화·예술의 목표가 모두 인류의 풍요롭고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속가능 우위를 선점하려는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을 필수적인 경영활동으로 여기고 소비자 신뢰도와 관련된 직접요인인 경영투명성, 환경보호, 인권강화, 공정거래 등과 같은 분야 외에도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주는 간접적인 요인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은 사회공헌 실천을 위해 문화예술의 힘을 빌리곤 한다. 이러한 활동은 기업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준다.
제품에 문화예술요소를 가미시켜 기업이미지와 제품의 품질을 타사와 차별화하고 구성원과 소비자에게 문화·예술 체험기회를 마련해 경영효율성과 소비자 신뢰도를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가 자사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확실한 동기부여 기회도 제공해 결국 기업에게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안겨준다.
이제는 예술이 단순히 기업이윤을 제고시키거나 소비자로부터 호감을 갖게 하는 차원을 뛰어 넘었다.
산업혁명을 가능케 했던 화석연료와 같이 기업에게 예술은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해주는 에너지다. 그뿐만이 아니라 문화·예술은 직접적인 이윤창출에도 기여한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3D영화인 ‘아바타’는 개봉 20여일 만에 약 1조10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문화·예술이 굴뚝 없는 공장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해주는 가장 좋은 사례다.
더불어 21세기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지속가능 경영에 왜 문화·예술이 필요한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물론 문화·예술분야 단독으로 한 나라의 경제를 이끌어 갈 수는 없다.
하지만 다양한 산업분야와 연결됐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효과는 실로 막대하다. 선진국의 경우 이미 예술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제 문화·예술을 가치창출이 가능하고 지속가능경영이 가능한 독자적인 산업분야로 바라봐야 한다. 그에 따라 가치창출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합리적인 투자도 선행되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기업과 예술이 아름다운 하모니와 함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