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채권 발행잔액과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채권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외형적인 급성장과 내실 강화를 함께 이뤄낸 것이라는 평가다.
7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2009년 채권시장 실적을 집계·분석한 결과, 지난해 채권시장 발행잔액은 1000조원, 거래량은 5000조원, 외국인 순매수량은 5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난해말 채권 발행잔액은 1128조원으로 전년 960조원 대비 17.5%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발행량도 전년대비 290조원이 증가한 739조2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채권종류별로는 금융채를 제외한 전 종류의 채권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유동성 조절 등을 위한 통안증권 발행이 전년대비 221조1000억원(146.0%)이 증가한 37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추경재원 용도 등 국채발행은 전년대비 53% 증가한 92조6000억원에 달했다.
회사채는 신용경색 완화로 A등급 이상 발행이 급증했다. 발행량은 전년대비 63% 증가한 7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금융채 발행은 110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 감소했다. 예금을 통한 자금조달이 원활해지면서 금융채 발행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연간 채권거래량(장외, 장내)도 5000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외시장 거래량이 1330조7000억원(47%)이나 증가했고 장내거래 역시 전년대비 34% 증가한 1008조원을 기록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증권회사 장외거래비중이 50.3%를 차지하고, 거래비중은 자산운용사 16.9%, 은행 16.7%를 나타냈다.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채권 순매수 규모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2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1조2000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특히 하반기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완연한 안정세를 보이면서 34조5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상반기에는 국제금융위기에 따른 불확실성 잔존으로 17조900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지난해 지표금리(국고채 3년 기준)는 전년대비 100bp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 심화로 2008년말 3.41%까지 하락한 지표금리가 지난해말 4.41%로 상승했다. 전년 상반기 5%대 수준을 감안하면 큰 부담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신용경색 완화로 회사채(AA-) 금리는 7.72%에서 5.53%로 219bp 하락했다. CD금리와 CP금리도 각각 전년대비 107bp, 332bp 하락했다.
성인모 금투협 채권부장은 “발행잔액 1000조원, 거래량 5000조원에 진입한 지난해 외형성장은 효율성, 투명성 등 측면에서 채권시장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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