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는 4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한 가운데 잇따른 4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예상됨에 따라 1700선 안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4분기 기업 실적이 전분기보다 감소하겠지만 매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데다 원화강세 및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 증시가 1700대에 무난히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87포인트(-1.28%) 하락한 1683.35로 마감해 하루 만에 1700선을 이탈했다. 이날 지수는 장 초반부터 전날 1700선 도달에 따른 경계 심리와 차익실현 매물 공세에 약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조기 금리인상 실행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 개장 직전 공시를 통해 매출 100조, 영업익 10조 시대가 개막했음을 알렸다. 2009년 4분기 영업이익은 3조7000억원(연결기준 10조92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5%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전기 대비 8.7% 증가한 39조원을 기록해 연결기준으로 사상최대치인 136조500억원을 달성했다고 잠정공시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4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며 "영업이익은 비용증가로 3분기보다 감소했지만 2004년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한 만큼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세로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지난 4분기 기업실적은 대체적으로 전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4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되살아날 이익모멘텀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조승빈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9년 4분기 영엽이익은 19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 줄어들 것"이라며 "기저효과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7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 분기보다는 6.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그러나 실적 전망 하향조정을 나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2009년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면서 예상보다 많은 성과급하거나 마케팅 비용을 늘려 4분기에 일시적인 지출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출액의 경우 2009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하는 등 4분기를 저점으로 본격적으로 상승하고 성장세도 전년 동기보다 14.6%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4분기 들어 시장의 상승세가 둔화된 주된 이유가 3분기 실적을 고점으로 한 영업익 감소 우려 때문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올 1분기 이익모멘텀 기대는 증시 추가 상승을 이끌 요소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증시 주도주였던 IT와 자동차의 실적전망이 2010년에도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원화강세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는 등 증시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1700대 안착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에 대한 눈높이가 한 단계 높아지면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도 올 들어 3거래일간 연속으로 지속돼 9800억원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다음주 중에는 POSCO(14일), 삼성전기(14일), LG디스플레이(15일) 등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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