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원·달러 환율(연평균)이 2008년에 이어 2년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외환시장이 하반기부터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으며 연말 환율은 큰 폭으로 절상됐으며 환율 변동성도 리먼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13.6% 하락해 지난 2008년(-15.8%)에 이어 2년 연속 절하됐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 우려 △동유럽 금융위기 확산 △안전자산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연초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00원대에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불과 2개월여 만인 3월 2일 1570.30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형성했다. 이후 하향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3분기까지 1200원대를 줄곧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소규모 개방경제로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대외 익스포저(위험노출 자산)가 많아 연초에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경기가 안정을 되찾고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이 확산되며 외환시장이 리만사태 이전 수준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12월 말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64.50원으로 전년 말 대비 8.2% 절상돼 인도네시아 루피아화(16.1%)를 제외한 대부분 아시아 통화들보다 높은 절상률을 보였다. 이 기간 일본 엔화는 -2.2%, 대만 달러화 2.6%, 싱가포르 달러화 3.0%, 중국 위안화 -0.1%, 홍콩 달러화 -0.1% 등을 각각 기록했다.
연말 원·달러 환율 변동성 역시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완화됐다.
지난해 12월 중 원·달러 환율 일중 변동폭은 6.1원, 전일대비 변동폭 4.4원으로 리만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2008년 8월 중의 6.9원, 4.8원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연중으로도 14.6원, 9.4원을 각각 기록해 전년(18.3원, 12.0원)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한편 국내 기업의 선물환 순매도 규모는 조선, 중공업체의 해외수주 부진으로 전년보다 3분의 1수준인 211억 달러에 머물렀다.
비거주자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거래는 전년의 소폭 달러 순매입(2억4천만달러)에서 대규모 순매도(-280억8000만 달러)로 전환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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