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수정안 발표..조만간 정부안 국회 제출
여권 다수 2월국회 논의하되 처리는 신중
4월 국회 처리도 ‘안갯속’...6월지방선거 이후 처리 ‘탄력’
행정부처 이전 백지화를 담은 세종시 수정안이 2월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전망이다. 정부는 11일 수정안을 공식 발표하고 조마간 입법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한나라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50여명이 수정안에 반대하고 있어 ‘과반 출석-과반 찬성’이라는 처리 요건을 갖추기 어려워서다.
정부는 수정안 발표 이후 정부안 형태로 관계 기관 협의와 입법예고, 국무회의 등 과정을 거쳐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의 개정안 또는 별도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권에선 2월 국회에서의 수정안 처리는 너무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우선 친박계와 야당을 설득할 시간이 필요하고, 불과 3개월여만에 수정안이 만들어지면서 정책의 완성도가낮은 만큼 다양한 의견수렴과 정치권의 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최근 “정부가 세종시특별법 개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면 2월 임시회에서 논의는 할 수 있지만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개정안을 바로 처리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말했다.
청와대 정무라인 관계자도 “지난해 연말 4대강 등 예산안 처리와 노조법 개정안 처리로 여야간 경색국면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세종시마저 무리하다간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이는 “수백번 약속하고 157건의 연구용역을 거쳐 마련한 세종시 원안을 몇 달만에 뒤집는다면 앞으로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무슨 공약을 할 수 있겠느냐”(이정현 의원), “부처 이전을 백지화한다면 결코 충청민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다”(송광호 최고위원) 등 친박계 의원들의 강력반발에 따른 것으로 사실상 수정안의 2월 국회처리를 유보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문제는 4월 국회 처리도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다. 6·2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세종시 수정이 충청권 등 선거판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 처리에는 신중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내에서는 수정안 처리가 충청권은 물론 수도권 선거에도 불리하다는 의견과, 충청권은 불리하더라도 수도권은 유리할 것이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수도권 지역 의원측은 “세종시 수정으로 충남권이 돌아선데 이어 경기도 등 수도권도 ‘세종시 특혜’의혹으로 민심이 요동칠 것”이라고 말한 반면, 한 원내 당직자는 “서울 등 수도권은 세종시 부처이전을 수도 분할이라고 반대해왔기 때문에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맞섰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6월 선거 이후 세종시 문제를 매듭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내 친이(친이명박)·친박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고 야당이 강력 반발하는 만큼 지방선거를 통해 민의 심판을 받자는 주장이다.
친박계 현기환 의원측은 “친이계는 부처이전 백지화를 못박고 있고, 우리는 원안 고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논란이 크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후 처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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