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은행권에 몰린 '큰손'을 잡기 위해 비상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내달 초 펀드 판매사 이동제 실시를 앞두고 고액자산가 유치를 위한 대대적 조직 개편과 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이 제도를 실시하면 펀드 투자자도 휴대전화 이용자처럼 추가적인 비용 부담 없이 판매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증권가는 당장 은행권 고액자산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작년 말 펀드 판매잔액 비중을 판매사별로 보면 은행권이 73.2%로 증권사(25.3%)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이처럼 고객을 싹쓸이해 온 은행권을 잡기 위해 증권가는 펀드 판매사 이동제를 적극 이용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고액자산가만 전담하는 컨설팅 조직을 본사에 신설했다. 이 증권사는 신설 조직을 통해 외국계 금융사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전문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대우증권 역시 자산관리 특화 점포를 중심으로 고액자산가를 위한 재무ㆍ부동산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했다. 특화 점포 수도 현재 17개에서 오는 3월까지 23개로 늘린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말 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웰스매니지먼트센터를 열었다. 우량 고객만을 위한 브랜드 '미래에셋 소사이어티'도 나란히 선보였다. 현대증권 또한 자산 규모별로 맞춤형 운용을 담당하는 고객자산운용본부와 자본시장총괄부문을 만들었다. 작년 10월부터는 거취식 펀드에 3억원 이상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차별적인 혜택도 주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앞다퉈 조직을 개편하고 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고액자산가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내달 시행하는 펀드 판매사 이동제 탓에 은행권과 본격 격돌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 전재ㆍ배포 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