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회장, 이례적인 ‘공개행보’ 배경은?

- 삼성 최대주주이자 IOC 위원으로서 적극적인 대외행보 의지 표현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가운데)이 윤부근 삼성전사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본부장(왼쪽 첫번째), 최지성 삼성전자 총괄사장(왼쪽 두번째), 이학수 삼성 고문(오른쪽 첫번째) 등과 함께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2010'전시회에서 삼성의 3D TV를 체험해보고 있다.

 

 


이건희 삼성 전 회장은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재계총수로 알려졌다. 특히 비자금 파문 이후 이 전 회장은 공식석상에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0’ 전시회에서  모습을 보인 이 전 회장의 행보는 파격에 가깝다. 이 전 회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8년 4월 회장직 사퇴 이후 처음이다.


이 전 회장은 진시회에서 만난 취재진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삼성그룹 경영 전반은 물론 한국 사회와 경제, 올림픽 유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자신의 뜻을 나타냈다. 이재용 부사장을 비롯한 자녀들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처럼 많은 말을 한 것은 2007년 1월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서 '샌드위치론'을 언급할 때 이후 3년만이다.

이 전 회장은 이날 자신의 68번째 생일을 맞았지만 가족과의 생일 모임도 미룬 채 LG전자·소니 등 주요 경쟁사 부스를 둘러보고 이들의 전략 제품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의 이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향후 삼성전자의 1대주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와 한국경제 도약을 위해서는 이 전 회장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과 ‘단독사면’이라는 정부의 용단에 행동으로 답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그룹 계열사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미래를 내다본 이 전 회장의 ‘선견지명’ 덕이라는 평가가 그룹 안팎에서 나왔다. 이 전 회장이 부담을 덜어내고 적극적인 공식행보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다.

또한 향후 수년간이 삼성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오너로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실제로 이 전 회장은 CES 전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과 제품.기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룹 장기비전인 신수종 사업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도 시작했다. 이 전 회장은 라스베이거스에 전직 IOC 위원들을 초청해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개최지 선정 투표권을 갖고 여론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인사들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선 것. 이 전회장은 10일간의 이번 일정을 마친 후 잠시 귀국한 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다시 해외로 출국하는 강행군을 지속한다.

이번 사면에 담긴 국민들에 기대가 큰 만큼 두차례 좌절의 눈물을 흘린 평창이 ‘삼수’ 끝에 웃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이같은 적극적인 행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다음달 열리는 벤쿠버 올림픽에 직접 참여해 IOC 위원들과 만나는 등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이번 전시회 참석도 올림픽 유치를 위한 행보”고 설명했다.

아주경제=(라스베이거스, 미국)이형구·이하늘 기자 scaler@ajnews.co.kr,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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