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한 전망을 국내 증권사들에 비해 보수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른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JP모간은 삼성전자가 2009년도 4분기 실적 추정치를 발표한 지난 7일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Neutral)', 목표주가 '78만원'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골드만삭스 역시 같은 날 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를 '91만8000원'으로 유지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 추정치를 통해 국내기업으론 처음으로 '연매출 100조-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했다는 점을 들어 잇따라 목표주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우선 JP모간은 삼성전자의 성장을 이끄는 휴대전화와 TV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일반관리비(SG&A)도 증가하고 있어 올해 이익 성장률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P모간 측은 "삼성전자 휴대전화 부문의 매출은 1분기에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메모리부문도 비수기로 인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조정 가능성과 원화 강세 지속 시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두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추정치가 컨센서스 범주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에 대한 외국 증권사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7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축소(Underweight)', 목표주가는 '8만2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업체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증가세인데 반해 한국차의 시장 점유율은 4개월 연속 하락세라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증권사 간 전망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 "글로벌 경쟁과 관련해 외국계 증권사는 경쟁 심화를 부각해 보는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국내 업체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2.92%(2만4000원) 내린 79만7000원, 현대차는 4.25%(4500원) 내린 10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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