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금융위기로 위축되면서 발생하는 GDP갭(잠재GDP-실제GDP)이 작년에 29조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가 장기성장 추세 궤도에서 이탈한 뒤 되돌아오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장기성장추세 궤도로 복귀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11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경제의 잠재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실질기준으로 1천8조8천억원에 이르지만 실제로는 979조7천억원(0.2% 성장 기준)에 머물러 29조1천억원의 갭(차이)이 발생했다.
올해 한국경제가 4.3% 성장할 경우 실질 GDP규모는 1천21조8천억원으로 증가하지만 한국경제의 잠재 GDP인 1천46조2천억원에 비해서는 24조4천억원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계산됐다.
연구소는 환란이 일어났던 1998년에 한국경제는 -6.9%의 성장으로 48조2천억원의 GDP갭이 발생했으나 이 차이를 메우는데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경제의 호황에 힘없이 한국경제가 V자형으로 급격히 회복되면서 1999년에 26조원, 2000년에 22조원의 격차를 해소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는 완만한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장기 성장추세로 복귀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연구소는 전망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금융위기로 발생한 갭을 메우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면서 "환란 당시보다는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른 연구기관들도 위기로 발생한 GDP갭의 해소에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임경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GDP가 장기 추세선을 따라잡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 알 수 없다"면서 "대응에 따라서는 추세선으로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호승 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한국경제가 금융위기로 넘어진 상황이어서 장기추세선을 따라잡으려면 위기 이전보다 빨리 달려야 한다"면서 "따라서 영원히 장기추세선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정부로서는 확장적 경기기조를 유지하면서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고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빠른 경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인터넷뉴스팀new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