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은행 예대율 규제 조치로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줄이는 등 CD가 자금조달원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있다.
은행들은 CD를 대체할 수단으로 예금을 선택하고 5%의 고금리 상품을 잇따라 내놓는 등 본격적인 수신 경쟁에 돌입했다.
11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의 시장성 수신(CD, 은행채 등) 잔액은 298조3028억원으로, 은행 총 수신(1007조5097억원)의 29.6%를 차지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은행 수신 중 시장성 수신이 2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6년 10월(29.7%) 이후 3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CD는 지난해 12월 103조원(말잔)으로 전월 대비 12조1000억원 급감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자금수요 증가로 법인들이 만기도래한 CD를 회수한 데다, 은행들도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대량의 CD를 상환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4년의 유예 기간 동안 CD를 제외한 예대율을 100%로 낮춰야 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CD 제외) 은행권 예대율 평균은 112.4%.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CD는 자금조달용으로 발행돼 왔지만 앞으로는 파생상품 거래 등의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발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CD 발행액은 앞으로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CD를 대신해 예금을 늘려 예대율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은 현재 5%대의 고금리 예금 특판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치열한 수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1일부터 1년 만기 금리 연 4.9%의 '고객사랑 정기예금'을 판매했다. 이 상품은 당초 오는 2월 2일 판매하려 했으나 2주 만에 7조원이 넘게 몰려 이번 주에 판매를 조기 중단했다.
신한은행도 이달 초부터 최고 연 5.0%를 고금리를 제공하는 '2010 희망 새 출발 정기예금'을 내놨다. 이 상품은 출시 3일 만에 한도 1조원이 모두 팔렸다.
하나은행은 1년 만기 연 4.9%를 주는 '투게더 정기예금'을 오는 29일까지 판매하며, 외환은행은 최고 4.8% 금리를 주는 예스 큰 기쁨 예금을 팔고 있다.
기업은행은 1조5000억원 한도로 최고 5.12% 금리를 제공하는 패키지예금을 이달 말까지 판매할 계획이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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