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노트북 업체 ‘빅3’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는 지난 8일 동시에 인텔 최신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성능이나 가격대도 비슷한 노트북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다만 그 차이점에 대해서는 3사의 반응이 엇갈리면서 올해도 치열한 시장경쟁을 예고했다.
삼성은 인텔 코어 i시리즈 프로세서를 장착한 프리미엄 노트북 R 시리즈 6종을 출시했다.
회사 측은 당장 국내 경쟁사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않는 여유를 보였으나 당분간 신제품의 글로벌화를 꾀하면서 추이를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삼성 관계자는 “R 시리즈의 성능 면에서는 경쟁사들과 별 차이는 없다”면서 “하지만 삼성은 시장에서 노트북 제품군의 범위를 늘려 국내보다는 유럽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은 국내에 먼저 관련 신제품을 소개한 LG나 삼보와는 달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멀티미디어 전시회 ‘2010 CES’를 통해 제품을 공개했다.
더욱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노트북 시장 35% 점유율(IDC분석)로 17%를 차지한 2위 LG와의 격차도 2배 이상 벌려놓은 상태다.
LG는 선두 삼성을 따라가는 입장인 데다 삼보에 뒤를 바짝 쫓기는 입장인 만큼 신중한 반응이다.
LG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노트북 신제품은 CPU를 최신형으로 장착했다는 것 외엔 기존제품들과 차이가 없다”며 “3사의 차이점 비교도 무의미한 것 같다”고 말했다.
LG의 경우 최근 엑스노트 ‘R490’ ‘R590’ 등 2종을 출시했다.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DDR3 1066㎒ 메모리를 장착해 가동 속도를 늘렸다는 점에서 삼성과 동일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삼성과는 가격 경쟁력에서 LG가 근소한 우위를 점한다는 정도다.
하지만 업계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상은 치열한 신경전 끝에 조금이라도 앞서 가기 위해 3사간 맺은 신제품 보도자료 배포 엠바고를 어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LG가 이번에 출시한 엑스노트의 경우 제스처 터치패드 등 부가기능이 경쟁사들보다 앞서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삼보는 삼성·LG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자사 신제품의 차별화를 부각시켰다.
앞서 삼보도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한 ‘에버라텍 TS-42C’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별도 그래픽카드와 16:9 비율의 HD급 LED 백라이트 LCD 디스플레이로 고화질 영상 및 게임을 원활히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삼보 관계자는 “전력은 줄이고 속도는 늘린 성능은 3사가 차이가 없다”면서 “다만 가격 부문에서는 아무래도 삼성이 제일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에버라텍 TS-42C은 자체 웹캠 강화, 고정 IP주소 사용, 블루투스 기능, 자체개발 평면 키보드 등으로 소프트웨어나 사용 환경 인프라에서 경쟁사들 보다 강점을 보일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3사 제품 성능은 거의 차이가 없어 실제로 디자인이나 부수 장비, 가격의 미세한 차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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