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KB금융지주 회장대행 겸 국민은행장은 11일 당국의 외압설은 없었다며 남은 행장 임기 동안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것이 조직과 고객,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라면서 "앞으로 리딩뱅크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의 일문일답.
-회장 선임을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었는데. 금융당국의 요구를 거절한 이유는 무엇인가.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된 차원에서 회추위에서 회장 공백기를 최소화하는 것이 조직에 이익이 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본인은 당사자의 한사람으로써 그 뜻을 받아들였다.
-관치에 의해 사임했다는 말이 있다.
"회장 내정자직을 사퇴한 이유는 지난해 말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설명을 드렸다. 회장 선임 절차가 불공정했다는 비판 여론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회장 선임 절차에 참여하는 것은 조직과 주주, 고객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면에서 심사숙고했다. 이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관치와는 관계가 없다"
-조직안정을 강조했다. 차기 회장 선임 절차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은행장 임기는 채울 계획인가.
"회추위가 다시 움직이는 것은 본인 소관은 아니다. 지금 KB 구조상 회추위는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돼 있다. 이분들이 다시 언제, 어떻게 회추위를 구성해서 끌고 가는가는 본인 소관이 아니다. 절차가 다시 진행되더라도 한번 사퇴를 한 사람이 다시는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행장 임기는 10월 말까지다. 주어진 기간 동안 행장으로서의 소임은 다한다는 생각이다. 여러분이 도와준다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어진 임기 동안 가장 큰 이슈는 금융권 M&A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M&A가 가능할까. 행장의 운전기사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있었다.
"M&A는 상대가 있는 것이다. 매물이 나왔다면 꼭 필요하다면 못 할 이유는 없다. 운전기사 논란과 관련해 사실 비서실에서 운영하는 차량이 2대인 것은 맞다. 은행장 일정상 조찬과 만찬이 겹치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기사들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12시 넘게 퇴근해서 자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업무 로드가 커지면 사고의 위험도 있고 교대는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업계 관행상 예비 기사가 1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퇴를 결정한 시점에서 불공정하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당시 불공정 시비가 있었고 불공정 시비에 대한 여론이 지속됐다. 이같은 얘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과정에 참여한다는 것이 부담이 됐다. 불공정 시비가 계속되는 한 할만한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조직 안정과 주주, 고객을 생각해서 결정했다. 지금도 옳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했다"
-관치금융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적어도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관해서는 관치 등 외압은 없었다는 점을 확인해드린다. 최근 사전검사 역시 감독당국의 관련 규정에 의해 진행했다. 불공정 시비에 대해서는 여론의 비판이 훨씬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그럴 것 같다. 국지적으로 어느 조직 안에서는 제대로 됐다고 생각을 하더라도 특히 언론에서 여론에서 주변의 사람들이 불공정하다는 이야기가 계속되면 이것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비판적인 상황에서 어느 절차가 끝까지 갔을 때는 관련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오래 하다가 철회를 하는 것이 조직과 고객의 이익이라고 판단해 결정했다. 회장 선임을 연기하라는 것은 초반에 있었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설명해달라.
"지난 금요일 인사는 아주 정례적인 인사다. 원래 지난해 말에 했어야 했다. 매우 통상적인 인사였다. 인사의 규모 역시 재작년과 같았다. 인사를 안하는게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겠나. 지주사 쪽은 오늘부터 대표이사 몇분이 바뀌고 은행 쪽에서는 매년 그렇듯 금주 부점장, 팀원 인사가 있을 것이다"
-김중회 사장은 본인은 사표를 낸 적이 없었고 본인 의사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노조가 제기한 영화투자부분 관련해서도 논란이 있다.
"김사장에 대한 인사는 효율적인 조직을 위해 사전 조율이후 결정했다. 조직의 등기이사직은 유지된다. 김사장 스스로도 보복성 인사가 아니라는 말도 했다.
영화 투자건은 2007년에 행추위가 열렸을 때 노조는 노조 역할을 하기 위해 굉장히 시끄럽게 했다. 자체 감사위원회를 통해 검사를 한 부분이다"
-관치금융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장 선임 연기 얘기는 있었다고 말했다. 당국으로부터 직접 들었나.
"이사회 의장에게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회추위에서는 외압으로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회장의 공석을 오래 끌고가지 않기 위해 원래 절차대로 가져갔다. 늦췄다면 오히려 문제가 더 됐을 것이다. 회추위에 대한 선임 요청이 어디서였는지는 모르겠다"
-KB금융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말이 많다. 사외이사가 막강한 권력으로 KB금융을 사유화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로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또 종합검사에서 카자흐스탄과 커버드본드와 관련해 조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도 개선안이 나오면 최대한 수용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본인도 여기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자체적으로도 어떤 면을 개선해야 할지에 대해 컨설팅을 하고 있다. 금감원과 은행연합회가 같이 작업하는 안이 나오면 최대한 반영을 할 계획이다.
BCC와 커버드본드와 관련해서는 본검사를 앞두고 있는 입장에서 말하기가 부적절하다. 그러나 BCC에 대한 투자는 카자흐스탄 뿐만 아니라 자원이 많고 성장잠재력이 큰 국가들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라고 생각한다.
투자한지 1년반 정도 밖에 안됐다. 그 사이 주가가 많이 빠졌다가 회복했다. 투자가 규정을 지켰는지 여부는 검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전략적으로 맞는 투자였다고 판단한다. 양행의 교류가 많다. BCC쪽 임직원도 IT를 비롯해 상당한 부분을 배웠다.
길게 보면 KB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청와대와 금융당국이 회장 선임과 관련해 영향을 미쳤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선임연기 요청은 어떤 절차를 통했는가.
"청와대는 국가적인 일을 다루는 곳이다. 일개 금융기관의 회장 추천에 대해 무슨 얘기를 했다는 얘기는 말이 좀 안되는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kB금융이 안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수선하니까 금년초부터 주가도 많이 빠졌다. 빠른 안정을 통해 좀 더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어야한다. 올해도 경쟁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좀더 안정된 상황에서 정상적인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 론스타와 사전교감이 있었는가.
"지난해 관심이 있느냐에 대해 대답을 한 적이 있다. KB와 KEB는 보완적인 면이 많다. 파는 사람이 조용한 상황에서 더 얘기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련의 사퇴에 대한 대주주들의 반응이 있었나.
"임원 인사 등 작년 말부터 오늘까지 정신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대주주들과 의사교환한 적이 없었다. 대주주는 ING와 국민연금 등인데 이들과 의사교환을 할 기회가 없었다. 나중에 한번 물어보겠다"
-지난해 실적이 상당히 안좋아졌다는 예상이 있다. 지난해 실적은 어느 정도 보고 있는가.
"작년은 대부분 충당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은행마다 순이자마진(NIM)의 개선 속도가 다를 것이다. 4분기 실적은 결산이 끝나지 않아 실적을 말할 수는 없다"
-KB가 리딩뱅크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평이 많다. 이런 부분에서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데.
"일련의 사태로 경황이 없었다. 정상적으로 영업활동과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 인사에 대해서도 적절치 않는 한 친정체제 인사를 했다고 나오는데. 이같은 상황에서 가산금리 등을 따질 여유가 없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중기대출을 가장 많이 했다. 녹색금융도 앞장서고 있다. 사회협력지원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미소금융도 가장 많이 했다.
리딩뱅크로서의 책무는 잊지 않고 있다. 몇일 있으면 종합검사가 시작된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달라"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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