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주 전북은행장이 은행권 최초의 4연임 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금융권이 KB금융 사태로 어수선한 가운데 홍성주 전북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북은행의 사상 최고 실적을 진두지휘한 홍 행장의 이번 연임은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권 '손보기'에 나선 금융당국이 홍 행장의 연임을 탐탁치 않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홍 행장의 임기는 오는 3월 끝난다. 1941년생으로 올해 고희를 맞은 그는 지난 2001년 전북은행장에 취임해 2007년 3연임에 성공했다.
홍 행장의 경영 성과에 대한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카드사태가 터진 2003년 전북은행은 440억원이라는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고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에도 400억원이 넘는 순익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457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이변이 없는 한 최고 실적 행진이 확실시되고 있다.
전북은행은 2월 중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행장 선임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전북은행의 행추위는 5명의 사외이사와 주주대표로 구성된다.
홍 행장의 4연임에 대해 금융권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금융권 빅뱅을 앞두고 국민은행에 초강수를 두고 있는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에 대해서도 칼끝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 전북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했다. 검사의 초점은 지역경제 악화에 따른 건설사 부실 여신 점검과 새만금 개발과 관련된 여신건전성에 맞춰졌다.
전북은행에 대한 검사 결과는 현재 심의 중이다. 금감원은 이번 분기 안에 제재 사항이 있는지 여부를 공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경영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일부 지방은행에서 경영진의 월권 행위가 있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행장이 양호한 실적을 이끌었지만 지나치게 오랜 기간 같은 자리를 지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출현하고 있다.
노조 역시 신중한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홍 행장이 4연임에 나선다는 말이 돌고 있다"면서 "영업을 잘 한다고 해도 4연임은 무리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홍 행장이 3연임할 때도 너무 오래 한다는 말이 있었다"면서 "당시 노조에서도 반발이 심했던 만큼 4연임을 시도한다면 노조와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북은행의 사외이사제도 역시 관심 대상이다. 홍 행장이 의장을 맡고 있는 전북은행 이사회는 홍 행장 등 2명의 상임이사와 5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사외이사 중 한 명은 현재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외이사가 금융기관의 제재를 결정하는 자리를 겸하고 있다는 것에 금융권의 시각은 곱지 않은 상태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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