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 1위인 신세계 이마트가 주요 생필품 가격을 인하하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동일 품목의 가격을 같거나, 혹은 더 낮게 내리고 있다.
일단 소비자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가격인하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납품업체들이 물량을 뒷받침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7일 삼겹살, 우유, 달걀 등 12개 주요 생필품의 가격을 4~36%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롯데마트도 취급하지 않는 코디3겹데코(휴지)를 제외한 11개 품목에 대한 가격인하에 돌입했다. 이마트와 동일하거나 1원이라도 낮은 가격을 내세웠다. 홈플러스도 다음날(8일)부터 코디 3겹데코를 제외한 11개 품목에 대해 가격인하를 시작했다. 이마트보다 모두 가격이 싸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모두 가격인하에 돌입한 데 대해 이마트는 “자사의 가격인하는 일시적 행사가 아니라 최장 1년 이상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최저가격보상제, 2000년대 PL(유통업체 자체상표) 제품 출시를 통한 가격 인하에 이은 세 번째 혁명적 가격정책이라는 것. 가격인하를 위해 미리 물량을 확보하는 등 5개월 이상 준비과정을 거쳤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그동안 대형마트의 경우 초기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하지만 ‘대형마트라고 해서 무조건 싼 건 아니다’라는 인식이 퍼졌다. ‘최저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묶음판매로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은 점점 줄어들었다.
여기에 온라인몰도 시장범위를 급속히 확대해가며 대형마트를 위협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는 마진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대신 많이 파는 ‘박리다매’ 전략을 선택했고 다른 대형마트도 경쟁적으로 가격인하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경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묶음판매’라든지, ‘최저가격’이라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과소비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특히 대형마트가 취급하는 전체 6만여 개의 상품 중 할인 적용품목은 10여 개에 불과하고, 줄어든 이윤을 메우기 위해 납품업체들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압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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