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11일 세종시 수정안에서 현행 부서 이전이 전면 백지화됐다.
노무현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세종시에 추진했던 행정복합도시 건설이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셈이다.
이에 대해 야당들은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고 있으며 한나라당 안에서도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이 ‘원안 고수’를 주장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 여야는 물론, 여-여간에도 갈등이 따르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무엇이 의리를 지키는 것이고 무엇이 배신을 하는 것인지 모르고 있는 듯하다.
옛날에 무술을 가르치는 한 사부(국민)가 있었다. 그는 항시 의리와 배신에 대해 가르쳤고 의로운 행동의 중요성을 말했다.
어느 날 사부는 여러 제자 중 후계자 한 명을 양성해야 하는 날이 왔고, 여러 고민 끝에 그 후계자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는 그간 제자 몇 명에게 배신을 당했던 탓에, 곁에 있는 사람이 또 불의적인 행위를 할까 두려워했다. 그래서 사부는 예비 후계자 또한 그럴까 걱정했다.
그가 말하는 의리와 배신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의리는 사부의 욕망에 부합되는 것이고, 배신은 그 욕망에 어긋난 것이다.
그 욕망이란 보은이 될 수도, 불의적인 행위도 될 수 있다.
이는 곧 동전 앞과 뒤의 차이다.
사부가 동전 앞뒤를 보고 자 하는 것은 곧 두려움이요, 쓸데없는 고민이다.
앞뒤 잴 것 없이 그 동전을 수취하면 되기 때문이다.
의리는 헌신하는 사람에게 충성하는 것이고,
배신은 헌신하는 자를 이용하는 것이다.
동물에 비유하자면 의리는 '개'와 같고, 배신은 '고양이'와 같다.
개는 자신을 보살펴준 주인을 위해 충성을 다 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그 주인이 자신에게 충성을 다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후계자는 개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사부는 의리와 배신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후계자를 위해 고수가 되는 방법을 가르쳤다. 그리고 곧 후계자는 무림 최대 고수가 됐고 사부에게 헌신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 누가 개고 누가 고양인지 국민들은 알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후계자처럼 자신을 위해 보살펴준 국민들에게 충성하길 간절히 빈다.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uses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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