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코 관련주로 분류되는 에스에이엠티(10.3%), 코맥스(9.7%), 티에스엠텍(2.50%), 디에스엘시디(2.11%) 등은 마감한 반면 제이브이엠, 태산엘시디, 심텍 등은 0.2~3.5%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같은 키코 관련주임에도 희비가 엇갈린 것은 환율이 미치는 영향이 극과 극으로 갈리기 때문.
예를들어 IT제품 마케팅 전문업체 에스에이엠티의 경우 전형적인 환율 하락 수혜주다.
이 회사는 작년 3분기까지 수출액 325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8%를 차지하며 동시에 4519억원어치 물량을 수입했다. 수입액수는 국내외를 통틀어 84.9%에 이른다. 달러 지출이 커 원화강세가 반가운 기업이다.
3분기말 현재 키코에서 환입되는 평가이익은 178억원. 환율이 9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수록 이익은 더 커진다.
반면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심텍은 환율이 떨어질수록 불리한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3408억원어치 물량을 수출한 이 기업은 매년 전체 매출의 95%를 수출로 벌어들였다. 매출의 35%는 수입산 원재료 결제대금으로 지급해 매출의 60%가 원ㆍ달러 환율에 노출된 중소 수출주의 대표적 기업이다.
이밖에도 수출 매출이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제이브이엠이나 매출이 77%를 넘는 성진지오텍 같은 업체들도 급락하는 환율 동향에 민감한 종목들이다. 키코 피해를 많이 본 기업들의 상당수가 매출의 5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종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코 계약 업체들은 대부분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를 위험분산(헷징) 하는 수출주"라며 "환율이 안정권을 벗어나 낙폭이 커지면 수출 단가에 대한 우려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키코 계약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환율 추이가 지금과 같이 진행되면 수출에서 원화단가의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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