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고(故) 최종현 SK 전 회장의 유지에 따라 세종시에 국내 최고 수준의 화장시설을 준공했다.
12일 SK그룹에 따르면 종합장례시설 건립을 위해 총 500억원을 들여 충남 연기군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조성한 화장시설이 이날 문을 열었다.
지난 1998년 8월 폐암으로 타계한 고 최종현 전 회장은 평소 무덤으로 인한 좁은 국토의 효율성을 걱정하며 그 대안으로 화장을 통한 장례문화 개선을 주장했다.
특히, "내가 죽으면 화장하고, 훌륭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하라. SK가 장례문화 개선에 앞장서달라"는 유지를 남겼고, 실제 장례도 화장으로 지냈다.
이후에 SK그룹은 화장시설 건립 부지 물색에 나섰으나, 화장장을 혐오시설로 보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부지 선정에 난항을 겪다 2007년 말 현재 터를 확보하고 공사에 들어간 지 2년여만에 시설을 완공했다.
총 면적 36만㎡의 은하수공원 안에 조성된 장례문화센터는 화장장(화장로 10기, 유족대기실 10개 등), 납골시설인 봉안당(2만1442기 수용), 장례식장(접객실 10개, 빈소 10개 등), 홍보관 외에 각종 부대 편의시설을 갖췄다.
이 중 화장로는 자동화된 최첨단 무공해 시스템을 통해 분진과 냄새, 매연을 완벽히 처리하는 무색·무취·무연의 '3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시공됐다.
또한, 홍보관은 고대 이후 우리나라 장묘문화 변천사와 세계 선진국의 장례 문화, 화장의 역사와 장점, 수목장·바다장·산호장 등 각종 자연장을 소개하는 전시·영상물로 구성, '종합 장례문화 교육장' 구실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공원 내에는 화장과 수목장 외에 장미를 활용한 화초장, 비석과 봉분이 없는 잔디장 등을 할 수 있는 6만8000㎡ 규모의 자연장지도 마련됐다.
이날 준공 및 개관식에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손길승 명예회장, 주요 계열사 CEO와 정진철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 심대평 의원(무소속), 정진석 의원(한나라당), 유한식 연기군수, 주민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정성스럽게 조상을 모시는 소중한 전통은 이어가면서 후손의 미래가 담긴 자연환경도 지키고 가꾸는 아름다운 장례문화를 일궈나가는 것은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례문화센터가 우리 사회의 장례문화를 개선해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시민들의 영원한 행복안식처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 시설이 세종시에 들어서게 됨으로써 상대적으로 화장율이 낮은 충남북 지역의 화장율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올해 우리나라의 화장율이 선진국 수준인 70%를 넘기는데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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