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현실화 조치에 이어 국내외 경기회복으로 갈수록 원자재값 상승이 건축비 인상을 부추키고 있다.
일각은 하반기에 민영 신규 분양아파트의 누적 분양가가 5% 이상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용 84㎡의 경우 오름폭은 2000만원내외다. 중대형의 분양가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올해 내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수요자들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분양가 현실화가 이번 택지비에 이어 그린홈 등 건축비로 확대 적용되고, 하반기 자재가 상승으로 건축비마저 큰 폭 상승, '아파트 고분양가 시대'가 다시 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정부가 분양가를 관리하는 보금자리주택으로의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금자리주택 등 순수 공공이 짓는 아파트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건설사들도 일시에 분양가를 높게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수요가 뒤따르지 않는 데다 입지가 탁월한 보금자리 주택과 비교해 민영의 가격경쟁력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분양시장 추세가 저렴한 분양가, 입지 등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데 소폭 오를 수는 있겠지만 큰 폭으로 조정할 순 없을 것"이라며 "특히 시세보다 저렴한 데다 입지까지 최상인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이 분양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금자리 당락선 상승 불가피...틈새시장 노려라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분양가 조정이 없는 보금자리주택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하면서도 청약가점과 납입금액이 상대적으로 낮은 예비청약자는 '틈새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다수 청약자가 보금자리주택 등에 몰리면서 입지가 좋은 단지들의 청약가점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보금자리에 당첨이 불안한 수요자라면 서울지역에선 재개발·재건축 물량을 경기권에선 공공택지 분양 물량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다만 입지나 분양가 등은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서울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조합설립인가가 끝난 곳은 분양가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한 조합원 물량을 공략하는 것도 틈새 전략이다"고 덧붙였다.
◆청약가점 낮다면 미분양 관심 필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수도권 지역에서의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아 분양가가 저렴한 단지를 적극 공략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중도금 무이자 등 금리혜택과 양도세 감면의 세제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이 같은 기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며 "다만 2월 11일까지 계약분에 한해서 양도세 감면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에도 서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과거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상승하면 인근 기존 아파트 시세도 동반 상승했던 상황이 연출됐으나 최근에는 둘 사이의 연관성이 짙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 팀장은 "기존아파트를 매입하는 갈아타기 수요자라면 금융위기 이전과 현재의 시세를 비교·분석하고 집값 연동률과 입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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