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에 맞춰진 체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을 빠르게 하기 위해 일방적인 중앙 정부 주도로 나갈 경우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김성일 서울대학교 교수(산림과학부)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저탄소녹색성장국민포럼과 국회에너지식량자원포럼의 공동 주최로 열린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방안' 세미나에서 "지역마다 기부변화 대응 수준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현재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 주장은 기후변화에 대응에는 지자체가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 지자체의 기후변화 대응 실태는 너무나도 상이하다는 데 따른 것이다.
지자체는 에너지 소비나 온실가스 배출의 주체이자, 정책 이행의 실질적 주체이다. 또한 전 국민의 참여를 유도해 저탄소 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 교육 홍보 주체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에 지자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녹색성장위나 중앙 정부 주도의 정책이 추진됨으로써 폭넓은 의견 수렴이나 이해당사자의 참여가 많지 않았다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여기에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담조직이나 인력, 재원 등이 각 지자체마다 크게 다른 실정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지방정부는 현재 지자체 장의 인식의 차이, 전담 공무원의 전문성, 시민들의 참여, 지자체 각 환경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광주시의 경우, 일찍부터 전담부서를 조직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한편, 시민사회단체계와 유기적인 협조로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작은 행정체계로 내려갈수록 이런 노력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특히 "중앙정부의 조급한 정책 추진으로 지역단위에서 인벤토리 구축 사업과 온실가스 감축 종합계획 수립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며 "정확한 인벤토리 구축이 완료된 후에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올바른 절차"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탄소배출권거래제나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을 두고 환경부와 지식경제부가 경쟁하는 것처럼, 각 지자체도 녹색성장 산업 유치 등을 위해 협조적인 관계보다는 경쟁적인 관계에 놓여 정보 교류가 막히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미나 지정토론자로 나선 김정인 중앙대 교수(산업경제학)는 "중소기업과 지자체 등에 대한 정책 방향이 확립돼 있지 않으며, 획기적인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지원책이 없다"며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 통과된 만큼 시행령을 마련할 때 이런 방안들이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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