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저가수주 논쟁으로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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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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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한진중공업·성동조선 등이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자, 이를 두고 국내 조선업계가 저가수주 논란으로 시끄럽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들 조선사들이 저가 수주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들 업체들은 신규 발주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주경쟁에 나서는 것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고 반박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 펼쳐야"

오병욱 현대중공업 사장(한국조선협회 회장)은 '2010년도 조선인 신년 인사회'에서 "조선인 모두가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통해 더욱 정진한다면 우리 조선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일부 조선사들의 저가수주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신조선가(새로 발주되는 선박의 가격)는 올해 들어와서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국제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신조선가지수'(Clarkson Index)는 137포인트(8일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최저가인 138포인트보다 낮은 수치며 지난 2007년 최고점(184포인트) 대비 26% 가량 떨어졌다. 또한 개별 선가도 총 12개 선형 가운데 4개가 하락했다.

특히 초대형유조선(VLCC), 케이프사이즈(18만DWT)급 벌커, 수에즈 막스(7만5000DWT)급 탱커 등 신조선가 하락한 선형 4개가 모두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들어 수주한 선박들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선박 발주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저가수주경쟁이 나타나면서 선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최근 신조선가 하락이 국내 조선사들의 저가수주와 무관치 않음을 내비쳤다.

◆"가격경쟁력 충분하다"

하지만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로 적정한 영업이익을 가능하다며 저가수준 논란을 일축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비록 선가는 하락했지만 포스코, 동국제강 등이 후판가격을 내려 원가절감 요소가 발생했다"며 "영업이익은 호황때와 비교하면 다소 낮겠지만 손해를 보는 장사는 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선박 제조원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후판가격을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지난해 80만원선까지 낮췄다. 또한 수입용 후판가격도 1400달러대에서 6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또다른 조선업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역시 현재와 같은 가격 정책을 유지한다면 수주가 쉽지 않은 것이 지금의 시장 상황"이라며 "이들 업체 역시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도 선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2009년 세계 선발 발주량은 전년 대비 84.8% 감소한 401척으로 집계됐다. 선종별 감소율은 벌크선 82.6%, 컨테이너선 96.7%, 탱커선 71.6%를 각각 기록했다.

세계 1, 2인 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수주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수주잔량은 현대중공업이 865만CGT(표준화물선 환산t수), 삼성중공업 840만CGT, 대우조선 814만CGT, STX조선 4768CGT 등으로 각각 세계 1~4위를 달성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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