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돌입했다. 지난주 포스코가 시장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어 '옥석가리기'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4분기 국내 기업의 총 매출액은 263조8000억원으로 전분기의 241조원 대비 9.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20조9000억원으로 전분기의 21조4000억원보다 2.3% 감소하고 당기순이익도 1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의 21조2000억원보다 9.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 실적 모멘텀이 약화돼 코스피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할테지만 실적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 역시 IT…삼성전자, 하이닉스 실적 기대감에 ↑
이 가운데 전기전자(IT) 업종이 어닝시즌 기대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전통 명절인 춘절(春節) 기간 판매 증가에 대한 기대감에 PC 생산업체의 공격적 판매계획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IT업종 강세가 적어도 1분기 이상 최대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난해 4분기 PC 수요가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은 그만큼 IT산업 전반에 걸쳐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예비실적발표를 지난해 4분기 매출이 39조원, 영업이익이 3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지난 3분기 매출 35조8700억원을 뛰어넘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25일 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하이닉스도 IT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히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회복에 따른 실적개선이 기대될 뿐 아니라 아킬레스건이었던 낸드 부문이 정상화되면서 지속적인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22%와 211% 증가한 2조6000억원과 65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성수기인 하반기부턴 윈도우7과 기업용 PC교체 수요가 이어져 실적 개선폭을 더욱 확대할 것이다"고 전했다.
실제 연초부터 15일까지 2만3150원에서 2만6100원으로 12.74% 급등한 하이닉스는 신고가를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5일 하이닉스 2만6100원을 기록하면서 전날 기록했던 신고가를 새로 썼다.
◆ 녹십자, 삼성물산도 '어닝 서프라이즈'
이밖에 녹십자와 삼성물산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의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60% 이상 증가한 2366억원,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562억원 가량을 기록, 사상최대 실적 시현이 기대되고 있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신종플루 백신 매출반영으로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며 "올해에도 신종플루 백신부문에서 정부납품 물량만 1500억원 규모(+71%) 매출이 반영될 전망이고, 독감백신 부문에서도 1300만도즈, 620억원(+150%)의 매출이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도 4분기 실적에 주목해야 할 기업이다. 4분기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 및 그룹사 물량, 해외수주 확대 등으로 2010년부터 본격적 성장국면 돌입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4분기 영업이익이 779억원으로 전분기 666억보다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계 UBS 증권도 "삼성물산은 올해 다시 사야하는 주식"이라며 "올해 건설부문의 총 수주가 해외 원전 건설 등에 힘입어 지난해 9조원보다 증가한 13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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