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명보험업계의 방카슈랑스 판매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형 생보사의 감소폭이 커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12월 기준 20개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월납 초회보험료는 총 980억원으로 전년 동기(1287억원)보다 24% 가량 감소했다.
금호생명은 84억원에서 26억원으로 70% 가량 급감했으며 ING생명과 AIA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도 60~70%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대한생명은 113억원에서 59억원, 교보생명은 104억원에서 55억원으로 50% 가량 줄어들었다. 동부·KB·카디프·PCA생명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153억원에서 106억원으로 31% 감소했고, 흥국·우리아비바·하나HSBC생명도 30%대의 감소폭을 보였다.
지난해 방카슈랑스 실적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금융위기 여파로 변액보험 판매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 중 변액보험의 비중은 30~40%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로 은행권의 수익성 및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수신기반 확대와 내실경영에 주력할 수 밖에 없었다"며 "방카슈랑스나 펀드 등 비이자 부문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입보험료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 생보사들은 방카슈랑스 실적이 감소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일부 중소형 생보사는 전체 초회보험료 가운데 방카슈랑스가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채널이 크지 않은 생보사는 은행과 연계한 방카슈랑스나 텔레마케팅(TM)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며 "방카슈랑스 실적이 줄어들면 당장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반적으로 방카슈랑스 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오히려 실적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 생보사도 있었다.
미래에셋생명은 67억원에서 116억원으로 88% 가량 급증했으며, 녹십자생명도 33억원에서 74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존 은행 외에 새로운 은행과 방카슈랑스 제휴를 맺고 판매 채널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동양생명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난 12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으며 신한생명과 알리안츠생명도 소폭 증가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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