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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 칼럼)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마음으로 전력수급 비상사태 넘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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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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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동 한국전력공사
동해전력소장
전기는 사용의 편리함과 저렴한 가격 때문에 사용량이 점점 증가해 인구 1인당 전력 사용량이 우리나라는 7702kwh(2006년 기준)로 선진국인 일본(6970kwh)을 비롯해 프랑스(7286Kwh), 독일(6551Kwh)등을 훨씬 뛰어넘었다.

 보통 사람들의 인식은 전기 회사에서 전기 사용을 적극 홍보하는 것은 물론,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나오듯이 콘센트에 플러그만 꽂으면 전기도 무한정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최대 전력사용량을 연일 경신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겨 예전과 같이 전기를 마음 놓고 쓸 수 없는 현실이 올 것은 자명하다.

 최근 경기회복과 함께 이상한파가 지속됨에 따라 1993년 이후 16년 만에 올해 1월12일 동계 최대전력이 6만8758㎿(메가와트)로 하계 최대전력인 6만3212㎿를 앞지르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예비전력은 4199㎿, 전력 예비율은 6.1%로 낮아졌다.

최대전력이 7만㎿ 수준에 도달할 경우 예비전력은 3220㎿로 비상수준인 4000㎿를 밑돌게 되며, 예비전력이 부족하면 전력 주파수 및 전압조정이 어려워져 전기 품질에 민감한 산업분야의 피해가 예상된다.

또한 예비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1000㎿급 발전기가 불시에 고장을 일으킬 경우 2003년 8월 13일에 발생한 뉴욕의 대정전과 같은 광역정전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이런 비상사태가 되면 제한송전이라는 극약처방도 고려하게 되는데 제한송전을 하게 되면 지난해 물부족의 어려움을 겪었던 태백의 단수조치와 같이 전기 공급에 제한을 받게 되어 가정과 기업 모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번에 역대 최대의 전력수요가 발생한 것은 경기회복과 맞물려 산업용 전력소비량이 전년 동월 대비 12%, 전기를 사용하는 난방기기 보급이 ‘06년 대비 34%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석유가격은 많이 오른 반면에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거의 오르지 않아 상가건물이나 학교에서 시스템 난방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 난방기는 전력소비량이 2300W(와트)로 냉장고의 34배의 전력을 소비하여 전기 먹는 하마와 같다.

정부에서는 전력공급 능력 확대만큼 전기절약도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기 절약 홍보를 위해 8202개 공공기관에 에너지절약 5대 항목을 실천해 줄 것을 당부하였고, 에너지낭비가 심한 공공기관은 그 명단을 언론에 공표할 뿐만 아니라 기관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철강, 석유화학, 전자, 기계, 제지 등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체와는 에너지절약을 위한 '자발적 협약' 체결을 통해 에너지 절감노력을 꾸준하게 실천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사상 최대 전력수요를 매일 갈아치우는 현 전력수급 비상사태에 대해 한국전력공사(KEPCO)에서는 발전기의 정비 일정을 뒤로 미루거나 기간을 단축해 예비전력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그리고 예비전력이 4,000㎿ 이하로 떨어지면 수급경보를 내리고 직접부하제어, 비상절전 등의 비상수단도 강구해 두고 있다.

가정에서도 에너지 절약 5대 항목을 지킴으로써 현재의 전력수급난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에너지절약 5대 항목으로는 적정 실내난방온도(20℃이하) 준수, 전기난로·전기장판 등 전열기 사용 자제, 피크시간대 전기난방 자제(오전 10시~12시, 오후 5시~7시), 4층 이하 계단 이용, 불필요한 전등 소등 및 가전기기 플러그 뽑기 등이다.

에너지는 변환을 할수록 손실이 커지는데, 화석연료를 변환하여 전기에너지를 얻어낼 경우 그 효율이 40%로 낮기 때문에 석유, 석탄보다 고품격 프리미엄 에너지라는 인식을 갖고 소중하게 그리고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마음으로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며 전기를 사용한다면 이번 전력수급 비상사태를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을 것이다.                       

박완동 한국전력공사 동해전력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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