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전망) ④분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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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2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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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은 풍성하지만 쉽게 손이 안가
-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 금리인상 등은 부담
- 수도권 물량 많아 지역별 '청약 쏠림' 심화될 듯



밥상 위에 올려진 가짓 수는 많지만 손이 가는 곳은 서너 곳. 올해 예상되는 분양시장 기상도다.

공급물량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만 지역에 따라 청약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분양시장을 달굴 호재 보다 악재가 많다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공공부분에서 보금자리주택 18만가구를 비롯해 다가구 매입 및 전세임대 2만가구 등 20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 8만가구, 2기 신도시 4만가구 등이다.

민간에서는 약 25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333개 단지에서 25만2317가구가 공급예정으로 있다. 지난해 16만373가구에 비해 57.3% 정도 증가한 물량이다. 이 가운데 서울과 경기도·인천 등 수도권에 전체의 74.5%인 18만8201가구가 몰려 있다. 특히 경기도에서만 전체 분양가구의 44%인 10만9743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공급물량은 늘어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주택거래를 살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는데다 대출규제도 여전하고 금리인상 등 곳곳에 복병이 있기 때문이다.

꾸준하게 감소하던 미분양도 공급물량이 늘어나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새해 벽두 큰 분양 장터가 열렸지만 수도권에서조차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때문에 물량이 특히 많은 경기도나 인천은 그 어느 때 보다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수원이나 김포, 남양주, 파주나 인천 영종 등 수도권에서 진행되는 청약접수에서 순위내 마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수원 광교신도시 등 인기가 검증된 일부 특정 지역에만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을 뿐이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말 단기간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진데다 지구(신도시)별로 약 5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물량이 분양 예정이어서 일시적 과잉공급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청약결과도 지역별로 온도차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같은 지역내에서도 교통여건 등 핵심블록 위주로, 대형에 비해 중소형이 비교적 순항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도 수도권 상당수 택지지구(신도시)가 입지와 분양가 메리트가 떨어져 올해 분양시장에서도 청약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특히 인천 영종지구 분양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수경기가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분양 주택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양도세 감면 조치를 4년 더 연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분양시장이 맑음 보다는 흐림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금리인상 △대출규제 △보금자리주택 공급 △미분양 증가 등의 악재가 곳곳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은 가계나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올리더라도 큰 폭의 조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다. 관건은 실세금리다. 지금도 기준금리는 2%로 초저금리이지만 제1금융권의 실제 대출금리는 6%대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실세금리도 따라서 오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비율(LTV) 등 여전히 남아있는 대출규제도 부담스런 요인이다. 대출을 받지 않고 내집마련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DTI나 LTV는 분양시장에서도 여전히 부담스런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민을 위한 보금자리주택이지만 민간 분양시장에는 오히려 악재다.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준비중인 예비청약자들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으로 몰리면서 청약시장은 오히려 위축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서 진행한 청약접수에서 미달이 많았던 요인 가운데 하나도 바로 '고양 원흥'이라는 보금자리주택지구 때문이다.

다시 늘고 있는 미분양도 문제다. 특히 수도권지역의 미분양 증가는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해 향후 청약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작년 11월말 현재 미분양 주택은 12만2542가구. 작년 3월부터 미분양이 조금씩 해소되며 10월에는 12만437가구까지 줄어들었으나 11월에는 다시 늘어났다.

다만 올 해 분양시장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과 토지보상금 등 풍부한 유동성이 경우에 따라 언제든지 분양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다. 또 6.2지방선거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미칠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 분양시장은 무엇보다 실물경기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복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고 고점대비 20~30% 정도 집값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경기가 살아날 경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분양시장도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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