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주주, 차녀 상민씨 유학으로 경영공백 불가피
- 장녀 세령씨 외식사업 관여하며 본격 경영 참여
전통의 식품기업인 대상그룹의 후계구도가 오리무중이다.
당초 대상그룹의 후계구도는 임창욱(62) 회장의 둘째 딸인 임상민(31) 씨를 낙착 되는 분위기 였다. 상민씨는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전체 주식의 38.36%를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상민 씨가 유학을 떠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이혼한 장녀 임세령(32) 씨가 그룹의 외식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경영에 본격 참여하면서 이 같은 그룹의 후계구도에 이상기류가 불고있는 것.
상민 씨가 유학으로 당분간 공백이 불가피 한 반면 최근 대상그룹이 런칭한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 ‘터치 오브 스파이스’ 경영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한 세령 씨가 그룹 내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경우 그룹 경영권에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령 씨는 동생의 뒤를 이어 대상홀딩스의 주식 20.41%를 보유한 2대주주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불확실한 후계구도가 최근 본격적으로 '옛 영광' 찾기에 나선 대상그룹의 재도약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대상그룹은 과거 ‘미원’으로 CJ그룹의 미풍과 더불어 식품업계의 쌍벽을 이루던 기업.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신성장동력 발굴에 실패하며 지금은 재계 순위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당초 대상그룹은 1998년 외환위기(IMF)때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대상그룹은 수익성이 높은 라이신 사업을 9000억원에 매각하고 종합식품ㆍ발효ㆍ전분당 등에 집중하면서 IMF 시절의 대표적인 기업구조조정 성공사례로 꼽혔었다.
그러나 이후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자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데다 2005년 임창욱 회장이 회사 돈 219억원을 빼돌린 협의로 구속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하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시 임 회장은 1998년 조미료공장을 군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72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군산 공장 공사비용을 부풀리는 수법을 써 100억원이 넘는 회사 자금을 따로 챙긴 혐의로 실형을 선도 받았다.
대상그룹의 하락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몇년동안 인수했던 업체들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 않아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2004년 법정관리 상태에 있던 동서산업을 인수한 후 2006년에 나드리화장품과 종갓집김치를 연이어 사들였다. 또 2008년에는 초록마을까지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지만 이들 기업들이 제대로 턴어라운드를 하지 못하며 대상그룹의 옛 명성은 갈수록 초라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대상그룹은 약 1조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05년에 이어 4년만에 식품업계 1조 클럽에 다시 가입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이혼 후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세령씨의 존재와 이로인한 대상그룹 후계구도의 변화가 본격적인 재도약에 나선 대상그룹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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