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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남전략 '화해와 협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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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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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남한에 대해 화해와 협박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로부터 옥수수 1만t을 지원받겠다고 하면서도 거족적 보복성전을 거론하는 등 북한 특유의 냉온탕 전략을 보였다.

올 초 북한의 태도는 유화 모드로 돌아섰다. 우선 북한은 지난 11일 미국 등 정전협정 당사국에 평화협정 회담을 제안했다. 이어 13일엔 우리 정부와 해외공단시찰 평가회의를 갖는데에도 동의했다. 다음날인 14일에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로 금강산ㆍ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 접촉도 제의했다. 15일에는 지난해 거절했던 남한 정부의 옥수수 1만t 지원제안도 받아들였다.

이랬던 북한이 단 두시간만에 돌변했다. 남측에 한껏 열린 자세를 취했던 북한이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청와대와 통일부, 국가정보원을 싸잡아 비난했다.

우리 정부가 최근 재정비한 북한 급변사태 대비 행동계획 '비상통치계획-부흥' 대해 일부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두고 '보복 성전'까지 운운한 것이다.

북한 매체들 역시 북한의 보복 성전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줬다. 조선중앙방송 등이 곧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민군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2~3일 사이 북한의 태도가 또 바뀌었다. 해외공단시찰 평가회의에 참석할 남측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함으로써 남북 당국간 접촉을 유지할 것임을 밝힌 것.

상황이 이러자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남한 정부가 '핵문제 우선 해결'이라는 대북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데 따른 북측의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동국대 고유환 북한학 교수는 "대남 불만 표현에 서투른 북한이 최근 언론이 보도한 '부흥'에 자극받아 이같이 반응한 것"이라며 "지난해 8월 대남정책 반향 전환을 선택한 북한의 대남ㆍ대미 유화 제스처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특히 북한은 북미간 평화협정을 위한 전격적인 관계 개선을 위해 남북 문제는 일정 부분 관리해야 하는데다 위기에 처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남측에 꾸준한 도움을 요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한의 대북 태도에 대해 지도체계 면에선 강경하게 대응하면서도 실리적인 부분에선 저 자세를 취해왔던 그간 북한 체제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북 당국은 19~20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해외공단 시찰 평가회의를 예정대로 진행, 내달 1일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다만 양측은 실무회담에서 다룰 의제에 대해서는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반드시 임금 인상을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우리 측은 임금 인상 의제화에 반대하는 한편 통행·통관·통신 등 '3통' 문제와 개성공단 숙소 건설을 의제로 삼을 것을 요구했다.

새해 들어 처음 열린데다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평가회의에서 최근의 남북 긴장을 해소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회의에서 남북은 실무적인 내용만 전달하는 매우 딱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는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회의 후 합동 만찬도 생략, 각각 저녁일정을 가진 것으로도 전해졌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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