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이사회 의장 분리, 의장 매년 선출..타권역 지배구조 개선 확산
오는 3월 은행지주회사와 은행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들이 물갈이되고 임기가 제한되는 등 은행권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23일 금융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오는 25일 은행권 사외이사제도 모범규준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모범규준에는 은행지주회사와 은행 사외이사의 최초 임기를 2년 이내로 하고 총 임기는 최장 5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담긴다. 사외이사가 연임할 때는 내부 다면평가를 거쳐야 한다.
사외이사의 임기가 보통 3년인 은행 최고경영자(CEO) 임기와 한꺼번에 겹치지 않도록 매년 사외이사의 20% 정도는 임기가 끝나도록 하는 '시차임기제'가 도입된다.
CEO와 이사회 의장은 원칙적으로 겸직하지 못한다. 특히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의장이 장기 집권하지 못하도록 매년 선출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이를 위해 의장이 매년 이사회에 재신임을 묻도록 하되 가급적 의장직은 이사들이 순환 보직 형태로 맡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사회 산하 평가보상위원회 등 소위원회도 특정 사외이사가 오래 머무르지 못하도록 순환보직제가 도입된다.
은행과 은행지주 사외이사는 다른 금융회사 사외이사를 겸직할 수 없고 겸직 가능한 사외이사는 업종에 관계없이 2개 이내로 제한된다.
은행권은 사외이사제도 개편 방안을 3월 주총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4개 은행지주와 산하 4개 은행의 사외이사 62명 가운데 10여명이 임기와 겸직 제한 등의 규정에 걸려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CEO와 이사회 의장을 함께 맡고 있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지주 회장의 의장직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만일 의장직을 내놓지 않을 때는 사외이사의 대표인 선임 사외이사를 둬야 한다.
KB금융지주는 오는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제 모범규준의 적용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3월에 임기가 끝나거나 자격 논란에 휩싸인 일부 사외이사의 사퇴 표명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은행권의 사외이사제 개편은 증권사와 보험사 등 다른 금융권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은행 상근임원과 사외이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제도를 도입할지가 앞으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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