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가 은행권 전체 펀드의 최대 20% 가량을 빼앗아 갈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대부분 환승객이 적어 정책 자체가 '찻잔 속 태풍'이 그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펀드이동제 대상이 되는 펀드규모는 116조2000억원에 달한다. 펀드이동제는 펀드 가입자가 추가로 판매보수와 환매 수수료를 내지 않고 판매사를 옮길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증권업계는 무엇보다 은행권에서 대형 증권사로의 판매사 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펀드판매 사후 서비스 측면에서 대형 증권사가 전문성이 더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2009년 11월 기준 은행권이 판매한 펀드는 전체 주식형펀드 잔액(이중 해외주식형펀드 등 일부 펀드는 펀드이동제 대상에서 제외) 중 57.80%에 달하는 73조302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가 판 규모는 47조2047억원(37.22%)으로 상대적으로 열세였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는 은행권의 전체 주식형펀드 잔액 중 10~20% 수준의 펀드가 주인을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들이 은행의 펀드를 빼앗아 오면서 500억~1000억원가량의 펀드 판매보수 수익을 추가로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펀드 이동이 실제로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은행이 자신들이 팔고있는 특정 펀드에 대한 판매계약을 증권사와 추가로 맺지 말 것을 요구하면 운용사로선 자신의 펀드를 팔아주는 가장 큰 고객인 은행의 요구를 안 들어줄 수 없다는 것.
이 경우 펀드 가입자들은 은행에서 산 펀드를 옮기고 싶어도 옮겨갈 곳이 없게 된다. 금투협에 따르면 1개 금융회사가 단독 판매한 전체 펀드 가운데 은행이 혼자 판 펀드는 57.79%에 달하는 24조1235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은행권이 단독 판매한 펀드 비중이 만만찮아 이동가능한 펀드 잔액은 현재 추정치의 70~80% 수준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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