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판교신도시는 '로또'라는 수식어와는 달리 요즘 불편함을 호소하는 입주민들이 많다. 신도시 한 복판에 들어서야 할 편의시설(알파돔시티) 건설사업이 아직도 오리무중인 가운데 상가가 별로 없어 생활에 많은 불편이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2. 4만가구 정도가 들어선 동탄신도시에는 백화점 같은 번듯한 편의시설이 없다. 백화점이 들어서기로 했던 메타폴리스 복합단지 가운데 편의시설 건설을 위한 터는 여전히 빈 땅으로 남아 있다.
판교 동탄 광교 파주교하 등 수도권 2기 신도시들이 편의시설 부족으로 여간 불편이 아니다. 당초 2신도시는 자족기능과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첨단도시로 건설되기로 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판교 알파돔시티는 지난해 2조3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토지대금을 갚을 예정이었으나 공모가 유찰돼 일정을 뒤로 미뤄놓은 상태다. 급한대로 브릿지론을 일으켜 중도금을 내기로 했지만 향후 일정에 대해서 확실할 수 없다.
대단위 공모형 PF사업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2009년 3월 기준으로 32개 사업이 공모형PF사업으로 추진됐으나 본궤도에 오른 사업은 8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 토지매입이나 특수목적회사(SPC) 설립 등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신규로 추진된 10건의 공모형 PF사업 가운데 사업자를 찾은 것은 동남권물류단지와 안산복합돔구장 등 2개에 불과하다.
공모형 PF사업 시장은 지난 2000대 중반 부동산 경기 호황을 타고 급성장을 하기는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중단되거나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을 정도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하지 않은 낙관적인 전망만 으로 일을 추진하다 위기에 처하자 프로젝트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공모형 PF사업 위기의 밑바닥에는 자금조달 실패라는 이유가 있다. 금융기관들은 금융위기를 계기로 PF대출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프로젝트에는 돈을 빌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건설사들은 발주기관이나 금융기관이 과도한 보증을 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PF는 사실상 시공사의 보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때문에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참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발주기관(특히 공공분야)의 안일한 사고방식이나 경직화된 시스템도 문제다. 최근 계약해지를 선언한 인천도화지구 도시개발사업은 PF실패로 인한 자금조달 실패와 인천도개공의 경직화된 시스템이 만든 최악의 사례의 하나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공모형 PF사업이 줄을 잇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개선된 것은 없는데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대형 사업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며 "제대로 분석은 해 본 것인지 의심스런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미궁 속으로 빠진 공모형 PF시장이 회생할 묘책은 없는 것일까.
"공모형 PF 시장이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한 지금이 오히려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중앙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시스템을 보강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거나 법령을 마련하는 등의 대책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민간연구소 연구위원)
공모형PF 사업이 계속해서 위기의 나락으로 깊이 빠져드느냐, 아니면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만드느냐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시장 참여자의 역할에 달려 있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가 제 구실을 못할 때는 일정부분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지금이 그 때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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