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워크아웃 3주째… 구조조정은 '표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1-24 15:3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금호그룹 계열사 2곳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선언한지 3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구조조정이 채권단과 투자자 등 이해당사자간의 충돌로 표류하고 있다.   

최근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1)들이 제시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금호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금호그룹의 워크아웃은 사실상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채권단간 입장 대립 '팽팽'

당초 F1들은 금호산업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들의 풋백옵션 채권 2조60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국내외에서 신규 자금 2조2000억원을 모아 증자를 함으로써 금호산업을 단기간에 정상화하고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 경영권까지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F1들은 신규로 투자키로 한 2조2000억원의 자금 중 70% 이상을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2월 말까지 모집하는 한편 나머지 자금은 해외 투자자로부터 유치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규 자금 2조2000억원을 해외 금융사(7000억원), 채권금융사(8000억원), 국내 연기금(7000억원)으로부터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금호산업 인수에 필요한 자금 가운데 1조3000억원도 이미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확약서를 받아놓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여기에 풋백옵션 행사가(3만1500원)와 현재 주가의 차액 2조6000억원을 출자전환하면 금호산업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 F1들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가지게 되면 FI들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도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함으로써 아시아나항공 경영권도 갖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지분을 각각 23.95%씩 나눠 갖고 있는 대한통운에 대해서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F1들이 제시한 방안이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원칙대로 구조조정에 돌입하겠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F1들이 제시한 방안에 따르자면 오히려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 있어 금호그룹이 더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 채권단 측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근 착수한 금호산업에 대한 실사를 조기에 마무리 짓고 2월 중에 워크아웃 계획을 마련해 금호아시아나의 현 경영진과 3월까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일정을 잡아놓았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금호그룹…"일단 지켜보자"

이처럼 F1들과 채권단이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에도 당사자인 금호그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룹 측은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금호그룹이 F1의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1의 제안을 따르게 되면 그룹으로선 금호산업과 대우건설은 물론 아시아나항공, 대한통운 등 핵심 계열사들의 경영권 상실이 불가피해져 반쪽 그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입장차로 인해 업계에서는 빠른 시일내에 금호그룹을 포함한 채권단, 투자자 등 모두가 만족할만한 딜이 성사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모두가 각자의 이익만 앞세우고 있어 오히려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할 현 시점에 우왕자왕하는 모습만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 대주주가 경영권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책임의식을 갖고 구조조정에 적극 협력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구조조정이 너무 장기전으로 치닫게 되면 현재 제시되고 있는 방안으로도 해결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