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트렌드란 소비가치의 흐름을 집합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대부분 연속성과 추세를 가지고 있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매년 적중률 높은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해온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코리아 2010’의 서문에서 올해는 특히 까다로웠다고 토로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올해의 경제상황을 V자형 회복에 힘을 싣고 있지만, 해외의 여러 전문가들은 오히려 더블딥을 우려하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저자는 올해의 트렌드를 이끌 첫 글자들만 모아 TIGEROMICS(타이거로믹스)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호랑이처럼 웅비하는 대한민국 경제’를 상징하는 이 용어는 소비자가 욕망하는 변혁의 욕구, 경계를 허무는 소비자 개성의 발현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욕망의 경계를 허물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개성표현 욕망에 더 이상 정해진 틀이 없음을 보여준다. 불황으로 인해 변화무쌍한 외부적 환경에 더욱 단련된 소비자는 자신의 삶의 가치를 찾아 ‘행동’하는 삶을 지향한다. 금기시되던 말, 꺼리던 행동, 회피하던 문화코드가 광장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코드는 생계용 직업 외에도 수입과는 무관한 순수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의 가치를 행동으로 실현하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즉 일과 놀이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탈리아로 파스타 기행을 떠나는 등 자신이 원하는 일만 골라하며 살아가는 꿈이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 연장선상에 놓인 것이 바로 ‘마이크로 비즈니스’의 부상이다. 소득확대보다는 자기실현과 인정을 목적으로 한 소규모 프로젝트 형태의 1인 사업이다. 자기만의 독특한 아이템이나 별난 재주를 통해 일상의 활력과 인간적 교류를 증진하는 놀이 같은 일, 일 같은 놀이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할 것이라는 의미다.
소비자가 상상하는 것 이상을 준비하라.
2000년대 들어 가속화된 소비자 주도적 변화 물결은 2010년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소비자가 요구하고 나서야 달라지던 예전과는 달리 시스템 자체가 소비자의 생각을 먼저 읽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준비하고 반응하도록 조정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소비자 주문형 상품 및 서비스가 크게 확대되고, 소비자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전지전능한 영향을 행사하는 제품이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이끄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으로 이어진다.
터치스크린과 무선인터넷 영상통화를 한 번에 담은 ‘전지전능’한 제품의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스마트폰은 현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확산속도가 기대보다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 바쁜 현대의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은 무엇보다 최대한 단순하고 쉬워야 한다. 저자는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마법의 검이라도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 몇 십 페이지가 넘는 매뉴얼을 읽어야 한다면 쓸모없는 무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아주경제= 정진희 기자 snowwa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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