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원유 수입비용 47조 절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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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2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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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27조 투자 '스마트 그리드 국가 로드맵' 확정
온실가스 2억여톤 감축.74조 내수시장 창출
일부에선 산업.농업용 전기요금 인상 우려도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2월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언급한 이후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발빠르다.

2030년까지 세계최초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한다는 목표하에 연도별 로드맵 구축, 제주 실증단지 조성, 주요경제국포럼(MEF)에서 스마트 그리드 선도국 지정 등을 이뤄내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을 지능화한다는 것으로 발전에서 송전, 배전, 판매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기에 실어나르는 모든 설비와 기기를 첨단화해 전기낭비를 최소화하고 전력공급 안정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 지나치다며 오히려 전기값 상승 등 우리나라 전력 산업의 후퇴를 가져올 수 있을 수 있다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5일 한국전력공사에서 기업·학계·연구계 등이 참여한 가운데 스마트그리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2030년까지 민·관이 27조5000억을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스마트그리드 국가 로드맵 확정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평균 5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74조원의 내수시장 창출, 2억3000만t의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로드맵에서 정부 분담액은 2조7000억이다.

정부는 초기의 핵심기술 개발이나 신제품 시장창출, 공공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하지만, 기술개발이 이뤄지 시장이 성숙하면 단계적으로 지원을 감소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민간 분담액은 향후 시장 확대에 따른 자발적 투자로 24조8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정부는 제도적인 지원을 위해 올해 안에 지능형 전력망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한편, 지능형 전력망, 소비자, 수송, 신재생, 서비스 등 5대 분야에 대한 단계별 기술개발 및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기로 했다.

지경부는 오는 2030년 스마트그리드가 성공적으로 구축되면 총 2억3000만톤의 온실가스가 감축되고 연평균 5만개 일자리 및 74조원의 내수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에너지 이용 효율 향상에 따라 47조원의 에너지 수입비용(4억4000만배럴 상당)과 3조2000억원의 발전소 투자비용(발전량 5817MW 상당)도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학 지경부 제2차관은 "스마트그리드가 제2의 원전과 같은 수출전략 산업을 발전하도록 민·관 공동의 통합 수출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마트그리드 추진 사업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전력 네트워크 전산망을 통한 사이버테러 가능성이다.

스마트그리드는 한 방향의 전력 송전을 양방향 통신 기능으로 전환해 전력회사와 소비자가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에 다수의 민간 사업자와 소비자가 전력망에 접근하게 된다.

전력망의 보안이 그만큼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정부가 MEF 사무국에 제출한 '스마트그리드 글로벌 로드맵'보고서에서도 사이버 보안 문제를 중요 장벽으로 규정해놨다.

지난해 8월 미국 한 보안업체는 실제로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해킹을 시연, 스마트그리드 건물 전체의 전기 공급을 마음대로 조종했다.

또 다른 비판은 스마트그리드 구축으로 인해 실시간 전기요금제가 도입되면 소비자들의 사용량은 줄어들지 않는 대신 전기 가격만 올라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당 최철국 의원은 지난 10일 정책자료집을 내어 "월평균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2만8000원이기 때문에 스마트계량기 등으로 전기요금을 10% 줄이더라도 그 절감액이 2800원에 불과하다"며 "관련 장비 구축비가 최소 30만원 이상이고 관련 통신비용이 수천원씩 발생하는데 과연 소비자들이 하루에 100원의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이런 시설을 적극적으로 구축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실시간 요금제는 기본적으로 원가반영 요금체계이기 때문에 원가 이하로 전기를 공급하는 산업용과 농사용 요금이 많이 인상된다"며 "업체간의 경쟁을 위해 전력재판매를 허용한다면 전기 가격의 급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전력산업구조 개편과 스마트그리드는 관계없다는 얘기하면서도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구축사업에서는 전력재판매를 허용해 이런 우려를 더욱 키웠다.

이와 함께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신규 일자리 및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송·배전 전력망과 변전운영 자동화율은 75%로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편이고, 총 전력수요의 72%인 100kW 이상 고압고객 모두 전자식계량기를 이미 설치한 상태다. 

아주경제= 김종원, 김선국 기자 uses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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