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바라보는 또다른 시선들 '거울아 거울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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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2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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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감정인 욕망을 추하게만 보지 않고, 내일을 위한 디딤돌로 바라보는 작가들이 뭉쳤다.
젊은 감각으로 욕망을 해석한 ‘거울아 거울아’전이 인사동 갤러리 밥에서 27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열린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젋은 작가 5명(권민경·김여운·김현희·김형섭·오흥배)이 ‘욕망’이라는 키워드로 함께 한 이번 전시회는 그간 욕망의 추한 이면을 들쳐 내는 것만 중시했던 전시회와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거울아 거울아'는 백설 공주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대사다. 하지만 전시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처럼 동화속의 미녀는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다. 거울아 거울아는 백설공주의 계모인 왕비의 욕망을 드러내기 위한 매개체로서 거울의 역할에 착안한 제목이다. 동화 '백설공주'부터 라깡의 욕망 이론에 이르기까지… 거울은 욕망을 이야기하기 위한 매개체로 오랫동안 그 역할을 해 왔다.

 마찬가지로 욕망이라는 소재가 오래 전부터 많은 작가들에게 흥미로운 주제로 받아 들여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시대의 젊은 작가들 또한 욕망의 다양한 얼굴에 나름의 방식으로 접근하며 그것을 작품으로 표출했다.

   
 
김현희 作 'Money tree No.7, digital print on canvas,80.3x130'

 

 김현희의 ‘돈 나무(Money Tree)’는 동전과 카지노 칩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작가는 이 시대를 강타하고 있는 ‘부자 되기 열풍’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인간사회가 지금까지 돈과 무관한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이 시대는 이상하다고 할 만큼 모두 돈 모으기에 혈안이 되어있다.”고 꼬집었다. ‘동전’, 혹은 ‘카지노 칩’으로 상징되는 돈(머니트리)이라는 것에 부과된 권력에서 아무도 이 시대의 풍경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일상의 친근한 소재가 쉽고 화려한 색으로 표현됨으로서, 무겁게 사색하지 않아도 그 메시지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다. 

   
 

오흥배 作 'Bodyscape, 193.9x112.1cm, oil on canvas, 2009'

 

 오흥배의 ‘Bodyscape’는 발에 주목했다. 발 중에서도 구두를 신고 있는 여성의 모습에 집중했다. 작가는 하이힐을 현대인의 끝없는 욕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습으로 여겼다. 여성들이 즐겨 신는 하이힐은 하수도가 존재하지 않았던 오물 투성인 17세기 유럽의 거리를 다니기 위해 신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하이힐은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는 욕망의 자화상이 됐다. 남성인 작가가 본 여성의 하이힐은 바로 인간의 욕망·환상·자아만족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이렇듯 우리가 쉽게 접하는 하이힐을 이용해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는 한 단면으로 표현했다.

 인간의 욕망은 일생에 걸쳐 끝없이 태어난다. 욕망했던 것이 충족되더라도 새로운 욕망을 만들어 갈구하기 때문이다. 이런 욕망이 젋은 5명의 작가에 의해 친근한 소재로 표현됐다. 자연스럽고 꾸며지지 않은 형상은 오히려 보는 이에게 깊은 생각을 갖게 해준다.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말한다. 모두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욕망은 억압받고 지양돼야 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지탱시키며 나아가 더욱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문의 736-0900.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asrada8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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